‘연마장양(硏磨長養)’ 움츠렸던 엔씨, '게임AI'로 치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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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마장양(硏磨長養)’ 움츠렸던 엔씨, '게임AI'로 치고 나간다!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03.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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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트 노가다’ 시대 끝... 기획·그래픽·프로그래밍도 AI가!
이재준 AI센터장

묵묵히 참고 견디며 기술을 닦고 연마한다는 뜻이다.

모바일게임 시대가 왔음에도 전혀 서둘지 않고 느긋하게 '리니지M'을 출시, 모바일게임 맹주로 자리 잡은 엔씨소프트가 이번에는 ‘연마장양’의 자세로 연구한 ‘AI'를 테마로 색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엔씨소프트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R&D센터에서 'NC AI 미디어 토크(Media Talks)'를 개최하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의 현황과 비전을 소개했다. 묵묵히 참고 견디며 갈고 닦은 엔씨소프트의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엔씨가 AI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 당시에는 이재준 AI센터장 1명이었던 조직이 3월 현재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과연 7년 동안 엔씨소프트는 어떤 AI를 개발하고 있었을까?

 

연마장양(硏磨長養)’

센터가 연구중인 AI분야는 게임, 스피치, 비전TF, 언어, 지식 등 총 5개 분야로, AI센터가 생각하는 최고의 AI연구 분야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사라서 게임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쉬울 수밖에 없었던 것.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은 게임 분야의 AI에 대해 발표했다. 게임 분야에 사용되는 AI기술은 '강화학습', '딥러닝', '시뮬레이션' 등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게임을 기획하고, 게임 그래픽도 만든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PC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1:1 PVP 콘텐츠인 '무한의탑'을 통해 이 기술을 선보였다. 실제 사람과 비무를 하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이용자와의 대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대응 방법을 생각하고 반응하는 AI기술이 도입됐다. 이 기술은 강화학습기반의 기계학습 기술로, 기술적으로 MMORPG에서는 적용 사례가 거의 없다. 센터는 비무 1.0에 이어 비무 2.0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강화학습 기술에 딥러닝을 적용한 심층강화학습 기술을 통해 AI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용자들의 전투 로그를 사람과 더욱 비슷한 느낌을 준다.

 

AI센터가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게임기획지원AI’와 ‘아트제작지원AI’다. ‘게임기획지원AI’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게임의 기획 의도를 검증해주고, 전투와 성장시뮬레이션, 밸런싱을 돕는다. 또 ‘아트제작지원AI’는 기계학습을 통해 애니메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모션 합성, 모션 변환, 얼굴 표정 애니메이션 등의 일을 돕는다. AI가 게임 기획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게임AI 연구 중 마지막은 ‘플레이 편의성 향상’이다. 정해진 튜토리얼을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초보자가 어떤 부분을 잘 진행하지 못할 때,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고객에 맞춘 스마트 가이드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또 누구와 게임을 플레이하면 더 재미있을지 파악해서 자동으로 리그를 구성해 주는 등, 편의성 향상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졌다.

 

게임AI랩에 이은 두 번째 랩인 스피치AI랩에도 게임 관련 요소가 있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말의 내용과 감정을 인식하며, 자연스럽고 다양한 톤의 음성으로 응답하고 사용자 주변 음향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스피치랩의 핵심 과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톡’을 통해 음성인식 채팅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이 음성인식률은 좋지만 게임 용어는 잘 인식하지 못한데서 연구가 비롯됐다. 엔씨 서비스에 최적화된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인데, 이 게임 영역 특화 음성인식 기능은 국내 최초&최고의 기술이라는 것이 이재준 AI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미 개발은 끝났고, 출시시기를 조율 중이다.

5개 분야중 '언어'와 '지식' 랩을 발표한 장정선 NLP센터장

‘음성인식’ 다음은 ‘음성합성’이다. 들었으니 말을 해야 하는데, 기존 방식은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의 샘플 기반 낭독체다. HMM, 딥러닝, 엔드투엔드 등의 음성합성 연구를 통해 감정이 들어간, 스포츠 중계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음성까지 만들 수 있게 된다.

엔씨소프트 AI센터의 3번째 연구는 ‘비전TF’다. 페이스북 등에서 얼굴 부분을 인식하는 생성적 적대신경망(GAN) 기술을 응용한 것인데, 이미지를 인식/분류해 이름표를 달아주는 그래픽 리소스 자동 태깅 기술이다. 일명 ‘도트 노가다’를 없애는 기술이다. 이 센터장은 “처음 디자인하는 사람에게 분명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AI기술 효과를 확신했다. AI가 게임 개발 과정을 돕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그래픽 분야뿐만 아니라 기획, 프로그래밍 등 개발 프로세스에 필요한 여러 가지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일 수 있다.

이재준 AI센터장은 “실패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얻었다고 ‘성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쌓여야 한다”며 게임 산업의 R&D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이 AI센터의 큰 산실 역할을 한 것도 인정했다. 이재준 센터장은 “윤송이 대표는 게임 회사가 AI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 회사의 콘텐츠 중 어떤 것을 AI로 구현할지 등 AI센터의 방향 설정에 많은 역할을 했다. 지금도 많은 코멘트와 숙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윤송이 사장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어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AI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이 엔씨소프트의 AI 연구에 큰 역할을 했음을 재차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AI센터는 2018년 말 ‘블레이드앤소울’에서 게임AI 기술이 적용된 ‘비무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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