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위기설', 자칫하면 LG 스마트폰 전철 밟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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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위기설', 자칫하면 LG 스마트폰 전철 밟을수도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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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판가 하락-OLED 수익성 개선 더디고 중국 업체 도전 거세...'치킨 게임' 양상도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전망이 엇갈리며 자칫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겪고 있는 암흑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CD 판가가 하락하고,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OLED 분야에서의 수익 개선이 쉽사리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의 관계도 관건이다. 

LG그룹의 전자 계열 회사, 사업부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은 단연 스마트폰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본부다. 왕년에 잘나갔던 LG전자 휴대전화는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자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몰락을 거듭해 11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창립 60년만에 매출 6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MC사업본부는 21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4616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2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및 5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도 돌파했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 위기설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더불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CD 패널의 판가 하락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가장 경쟁력을 가진 TV용 대형 OLED 패널은 아직 회사를 견인할만한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LG디스플레이의 동반성장 새해모임에 참석해 발언하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LG디스플레이 제공>

작년 4분기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4분기 9043억원에 비해 95% 급감했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X(텐)에 OLED 패널을 적용하며 해당 물량이 삼성디스플레이로 전량 넘어갔다. 

게다가 LCD 패널 판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원화까지 강세를 보이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이 2012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된 이유는 LCD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LCD 패널 가격이 2분기부터 안정될 수 있지만 중국 패널업체들이 2019년까지 공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인데다 글로벌 TV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패널가격의 지속적인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LCD 패널 전망이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OLED 패널도 아직은 LCD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대형 OLED 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지만 지난해 연간 기준 4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이르면 하반기에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4분기나 올해 1분기 영이면 대형 OLED 사업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원가 절감 수준이 이에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적자는 2016년 8000억원대, 2017년 4000억원대 규모로 알려졌다. 올해는 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적자폭을 꾸준히 줄여 나가고는 있지만 원가 절감 효과 때문이라기 보다는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용 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소형 OLED 패널은 경쟁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점유율 95%를 넘는 독보적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V30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지만, 판매량 측면에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의 도전도 거세다. 중국의 BOE, 이노룩스 등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공급에 나서고 있다. LCD 디스플레이 업계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고객사 확보도 이슈로 떠올랐다.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던 최대 고객인 애플이 프리미엄 모델 디스플레이를 OLED로 교체하며 물량이 빠졌고, 중국 업체들은 자국 기업의 LCD 패널 사용량을 점점 늘려가는 추세다. 애플의 경우 OLED 패널도 중국 업체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수급처를 다변화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상위 5개 TV 기업은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던 패널 물량을 각각 23.8%, 18.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화웨이 등에 밀린 LG 스마트폰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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