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험대 오른 산은, 한국GM 지원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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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험대 오른 산은, 한국GM 지원 놓고 고심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2.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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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론 언급하며 정부에 지원 요청한 한국GM, 자동차 판 '대우조선해양'과 '대량 실직' 놓고 고민

한국GM 지원을 놓고 KDB산업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대우건설 매각 무산이라는 악재에다 철수설까지 들고나온 한국GM 지원에 산업은행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산은은 한국GM에 대규모 혈세를 투입해 회생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철수를 바라보며 대량 실업 사태를 마주해야 한다. GM대우가 자동차 판 '대우조선해양'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2일 한국GM과 업계에 따르면 11일 귀국한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장(사장)은 지난 7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여러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지난달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엥글 사장은 고 차장에게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GM 2대 주주인 산은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5100억원 가량을 출자해야 한다. 

한국GM 군산공장 전경

한국GM의 이같은 지원 요청을 거부할 경우 한국GM은 국내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엥글 사장은 최근 한국GM 노조와 만나 "정부 도움 없이는 (경영 부실을) 해결할 방법이 없고, 인원 감축과 구조조정 및 한국 철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업계의 지원 요청설에 대해 정부와 한국GM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경영 정상화 지원에 대한 전반적이니 내용만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원설이 구체적인 형태를 띄고 업계에 회자되는 것은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융지원과 유상증자 참여 외에 정부가 나서 기업 회생을 도울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 

한국GM 철수설이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 진 것은 지난 6일(현지시간) 메리 바라 GM CEO가 컨퍼런스콜에서 "(한국GM의 경우) 독자 생존이 가능한 사업을 위해 조치를 해 나갈 것이며,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파산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부터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메리 CEO의 발언을 두고 '한국 완전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GM은 유럽에서 사업 철수, 호주, 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 러시아 생산중단 및 축소, 계열사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정부가 고심하는 부분은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대량 해고 사태다. 

한국GM은 본사 직원만 1만6000여명, 1~3차 협력사 숫자만 3000여개에 이른다. 노조 측에서는 한국GM이 철수하면 관련 종사자 및 가족 30만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이 회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GM은 지난 4년간 총 2조5000억원대의 천문학적 누적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내수 판매량 및 수출 모두 부진에 빠져 있어 실적 개선까지는 얼마만큼의 혈세가 투입돼야 할지도 가늠이 어렵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이 GM의 유일한 경차 생산 기지라는 점을 들며 철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가동이 멈추다시피 한 군산공장에 수출물량을 배정하지 않고 있고, 본사차원의 투자도 전무한 상태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수설까지 언급하며 지원을 요청한 한국GM을 놓고 산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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