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빗코를"...20~30세대 투자자의 팍팍한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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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이면 빗코를"...20~30세대 투자자의 팍팍한 소비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1.1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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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투자 생각에 푼돈 사용마저 '주저'...'소비'대신 차라리 '비트코인 투자'

"이 돈으로 차라리 비트코인을 살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투자에 푹 빠져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이 생필품 등 필수적인 소비활동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투자에 지나치게 함몰된 일부 20~30대 젊은층의 경우 돈이 생기면 코인을 살 생각을 먼저 하거나, 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11월부터 비트코인을 시작한 올해 32살의 직장인 A씨는 본인 나이대에서 만져보기 힘든 돈을 손에 쥐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원금 대비 약 3배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는 A씨는 "꽤 큰 돈을 쥐고 있지만 오히려 치킨 한마리 시켜먹기가 어려워졌다. '이 돈이면 빗코(비트코인)를 몇 비트 더 살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치킨 몇마리 값 모아서 조금이라도 더 넣어야할 것 같은 강박이 있다"고 언급했다. 

A씨는 이어 "매수한 가격보다 코인시세가 떨어지면 돈을 쓰기가 더 싫어진다. 가상화폐지만 피같은 내 돈이 날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비트코인을 투자해 금전적으로 이익을 봤지만, 심리적으로는 손해를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비트코인 투자자 B씨(29. 직장인)는 "11월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 이후로부터 물건 구매 등 소비활동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언급했다. B씨는 화장품·의류 등 쇼핑 비용 및 외식 비용등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 돈은 고스란히 비트코인 투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B씨는 "충동적으로 소비를 하느니 차라리 적금 드는 셈 치고 비트코인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 남들처럼 몇천 이상의 돈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투자방법"이라고 설명했다.

A와 B씨와 같은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선 소비생활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심리지수에 가상화폐항목을 추가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우스갯소리지만 '가상화폐소비지수'라는 신조어가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그래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캡처 이미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 암호화폐다. 최근 수많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뛰어드는 양상이다. 비트코인 매매가가 급격하게 변동된다는 점에서 투자위험성도 높지만, 타이밍만 잘 맞추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20대 3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트코인은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24시간 내내 시장이 열려있으며,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선택이 이어지는 이유다. 낮에는 직장이나 학원을 다니면서 가격변동을 틈틈이 모니터링하다가 일과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변동·24시간 열린 시장 등의 특징으로 인해 가상화폐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주로 20~30대 연령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자 중 약 60%가 '2030 세대'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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