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VR 잠입액션게임 개발자, 맘모식스 유철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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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VR 잠입액션게임 개발자, 맘모식스 유철호 대표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7.09.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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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사업, B2C가 안되면 B2B에 주목하라
(좌)우승훈 이사 / (우)유철호 대표

VR원년인 2016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VR시장은 좀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는 ‘VR’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정부와 기관 덕분에 시들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VR잠입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을 스팀에 출시하고 서울VR스타트업 기업 선정되는 등 모범적인 VR게임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맘모식스를 직접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VR잠입액션 게임을 출시했고, 서울VR스타트업에도 선정되는 등 VR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맘모식스는 어떤 기업인가?

유철호 대표: 맘모식스는 VR 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3년차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아직 3년차지만 주요멤버들은 2000년대 초반에 업계에 들어와 신입시절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왔기에 함께 개발한지는 평균 10년이 넘었다. 대부분 자기 분야에서 PC MMORPG, 모바일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다.

 

-20년 가까운 개발 경력을 지녔다면, 본인들이 개발했던 작품들 중에 유명한 것들이 있나?

유철호 대표: 국내 최초의 풀 카툰랜더링 PC MMORPG였던 ‘씰온라인’, 하드코어 컨셉의 PC MMORPG ‘레전드 오브 블러드’, ‘샤이아’가 멤버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아케이드 게임, 모바일 게임을 2~3개 개발해서 출시했었다.

 

-스팀에 출시한 '인피니티어쌔씬 VR'은 어떤 작품이고, 다른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

유철호 대표: ‘인피니티어쌔신 VR’은 플레이어가 중세 판타지 세계의 암살자가 되어 적진에 잠입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VR 잠입 액션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풀숲에 몸을 숨기며 적에게 몰래 접근해 처치하고 주위 사물을 활용해 폭탄을 터트리거나 하는 등의 플레이를 직접 양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숨겨진 열쇠를 찾아 포로를 구출해야 하는 퍼즐 요소도 담고 있어서 다채롭게 플레이하도록 설계했다.

우승훈 이사: 이 외에도 현재 ‘버추얼닌자’ 라는 슬라이스 앤 슈팅 액션 아케이드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2개의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멤버는 6명밖에 안되지만 다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관계로 일정이 빡빡해도 신나게 개발 중이다.

 

 

-인피니티어쌔신VR은 최초 기획했던 것 대비, 실제 유저들은 반응은 어떠했고, 어떤 부분을 보완할 예정인지?

유철호 대표: 인피니티어쌔신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잠입의 긴장감이었다. 기본적인 환경 구성 이외에도 소리, 빛 등의 요소들을 섬세하게 연출했는데 이러한 점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동의 방식과 연출에 있어서는 예상을 빗나갔다.

우승훈 이사: 최초 기획은 긴장감을 살리기 위해 VR 게임들에서 흔히 쓰는 텔레포트 대신 천천히 걸어서 이동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걸어서 움직이다보니 지형의 고저차에 따른 멀미가 심했고, 이를 보완하고자 이동시에는 시야를 좁게 제한하는 연출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몇 유저들은 이러한 방식이 답답함을 주어 오히려 플레이 집중에 방해가 된다는 평을 하고 있다. 얼리액세스(Early Access) 버전이니 만큼 유저들의 피드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복합적으로 검토해서 수정, 보완할 예정이다.

 

-VR시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달고 있다. 아직 VR개발 환경이 아닌 것인가? VR시장 선두업체인 만큼 생각하는 비전과 철학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유철호 대표: VR 시장을 바라볼 때 B2C 즉, 유저 시장만 따져보면 여전히 타 시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아직까지 VR 기기의 보급률이 낮기 때문인데 이 점은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점점 개선될 것이다. VR은 이제 막 초기를 벗어나 도약하려는 시장이기에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개발사들은 B2C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B2B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우승훈 이사: 중국을 필두로 상당수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어트랙션 형태의 VR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 테마파크를 조성하려는 사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도 VR방과 같은 형태의 사업장이 하나 둘 생겨나고 백화점 등에 VR 기기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이러한 사업자들은 모두 게임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높으며 킬러 콘텐츠에 목말라 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형태의 게임은 일반 소비자 시장과는 조금 다른 형태이기에 이 점을 잘 고려해서 개발하고 게임을 공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VR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다양한 VR하드웨어(VR체어 등)나 주변기기, 또는 VR지원사업과 마주하게 된다. 어떤 것들이 인상적이고, 어떤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유철호 대표: 중국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어트렉션류의 발전과 정교함이 놀라웠다. 제휴 관계인 애틱팹의 VR체어도 소형화, 경량화 된 기기이기에 가정에서까지 즐길 수 있는 좋은 제품이다.

HMD에선 최근 IFA 2017에서 공개된 혼합현실(MR) 기기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전까지의 하드웨어는 지나치게 고가인데다가 각종 선들이 주렁주렁 달리고 별도의 센서까지 설치해야 해서 불편하기 짝이 없었으나 이번에 직접 체험해 보니 그런 점들이 대폭 개선되었더라.

지원사업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작비 직접 지원’이 가장 실질적 도움이 된다. VR 개발사들의 입장에선 수익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개발을 이어가며 시장 규모가 커질 때까지 ‘버티는’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최소한의 생존을 뒷받침 해 주어야 국가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기술적 노하우를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VR과 관련하여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해외에도 자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이한 점이 있던가?

우승훈 이사: 이번에 도쿄게임쇼에 갔다가 신주쿠에 있는 ‘반다이남코 VR존’을 방문했는데 큰 감명을 받았다. 쾌적하고 깔끔한 환경, 드래곤볼, 에반게리온 등의 막강한 IP로 무장한 콘텐츠, 거기에 일본 특유의 배려 넘치는 서비스 마인드를 장착한 직원들까지 VR을 즐기기 위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최근 국내에도 VR 테마파크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점들이 잘 고려된 매장들이 많이 퍼져서 VR 대중화를 앞당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VR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VR은 신세계다. 어떤 기종이 잘 나가고 어떤 게임, 소프트웨어가 인기 있는지 얘기해 달라.

유철호 대표: 게이머라면 PSVR,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와 같은 하이엔드 기기를 추천한다. 가격적 부담 때문에 모바일로 VR을 시작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아직 모바일은 사양이 부족해서 제대로 플레이를 즐기기 어렵고 게임의 종류도 많지 않다. 최근 하이엔드 기기들이 많이 할인되었기에 구매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우승훈 이사: VR 기기를 처음 구입한 사람들이 흔히 스팀에 무료로 올라온 게임들이나 데모 버전을 받아서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선택은 ‘비추’다. 최적화도 잘 되어 있지 않고 게임 개발 엔진에서 제공하는 샘플들을 활용해 간단히 만든 것들이 많아서 재미도 없거니와 오히려 괜한 멀미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처음 VR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VR계의 밀리언셀러인 ‘잡시뮬레이터’를 구매해서 플레이 해 보는 것을 추천하며, 홍대나 잠실 등에 있는 VR 방을 방문해서 미리 자신에게 맞는 게임이 무엇인지 체험해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HTC 바이브와 함께 ‘인피니티어쌔신 VR’을 스팀에서 구매해서 플레이 한다면 그것이 가장 확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 달라.

유철호 대표: VR은 한 번 체험해 보면 정말 신세계가 열리는 느낌을 받는 기술이지만 아직 시장은 초기를 막 벗어난 상태에 불과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련 업체들의 협력만이 살 길이며, 대중과의 접점을 많이 만들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곧 다가올 미래에 세계와 겨룰 수 있는 국가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맘모식스는 이러한 차원에서 다양한 하드웨어 업체들 및 유통, 배급사들과 협력하고 교류하면서 게임을 개발, 출시할 예정이며 킬러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기술을 쌓아가고 중이니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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