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SG 관심도 1위 신한은행? … 은행권 “관심도 조사 큰 의미 없어” 경쟁사 평가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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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ESG 관심도 1위 신한은행? … 은행권 “관심도 조사 큰 의미 없어” 경쟁사 평가절하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05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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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앤리서치 지난해 4분기 은행 'ESG 관심도' 발표
신한은행 1위었지만, 은행권 결과에 회의적인 분위기
키워드 조사만으로 기업의 관심도 측정 어려워
지난해 4분기 1금융권 ESG경영 관심도 순위
지난해 4분기 1금융권 ESG경영 관심도 순위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분기별로 시중은행의 ‘ESG 관심도’를 측정해 발표해 왔지만 은행권은 해당 관심도 조사가 크게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ESG 관심도 1위 은행은 신한은행이었다. 이는 데이터앤리서치가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X,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키워드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신한은행은 ESG 경영 관련 포스팅 수 3,362건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NH농협은행(844건), KB국민은행(827건), 하나은행(718건), 우리은행(6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4대 시중은행 관계자는 “키워드 조사는 단편적이어서 은행의 ESG 관심도를 측정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데이터앤리서치가 진행한 키워드 조사는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에 ‘은행 이름 + ESG’로 검색했을 때 나온 포스팅 수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키워드 사이에는 한글 기준으로 15자 이내만 결과값으로 도출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오차 범위의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23만 개 사이트가 어디인지 명시하지 않았다.

ESG 관련 포스팅 수가 은행의 ESG 관심도를 대표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관심도라는 것은 은행의 ESG 진행 현황, 사회 기여도 등 다양한 지표를 복합적으로 판단해도 어려운 문제인데 두 가지 키워드를 포함한 포스팅이 이를 대표한다고 보긴 힘들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사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포스팅 수와 같은 계량적 수치로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포스팅을 집계한 플랫폼의 특성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동영상을 위주로 포스팅 되지만 블로그와 커뮤니티는 글 위주의 포스팅이다. 때문에 플랫폼별로 사용자의 포스팅 관여도가 전혀 다른데 이런 부분에 대한 기준 없이 포스팅 개수만 합산했다. 

플랫폼 이용자 수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2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는 2430만명인데 반해 페이스북 사용자는 840만명에 불과하다. 이용자 수가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두 플랫폼에 대해 하나의 포스팅을 같은 비중으로 반영한 것 또한 이번 조사의 한계를 보여준다.

은행 마다 관심 있는 ESG 사업 분야가 다르고 정성적인 부분이라 평가가 어렵다는 부분도 있다. ESG 관심도 1위를 차지한 신한은행 관계자도 “은행 마다 다른 활동을 하는데 이를 하나의 기준에 맞춰 순위를 매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ESG 관심도를 보다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금융그룹이 매년 공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증받아 작성한 보고서를 보는 게 좋다”고 전했다. 실제 우리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한국품질재단, DNV Business Assurance Korea 등 제3의 기관이 인증한 보고서를 매년 공개 중이다.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그룹 계열사의 ESG 경영 성과도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4대 금융그룹(신한∙하나∙KB국민)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한다.

한편 데이터앤리서치가 발표한 시중은행 ESG 관심도와는 별개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4분기 다양한 ESG 활동을 추진했다. 12월에만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 전세 사기 피해자 무료 법률 구조 등을 포함해 8개 사업을 진행했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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