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연임’ 성공 제약 CEO…샴페인 터트린 선장, 항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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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연임’ 성공 제약 CEO…샴페인 터트린 선장, 항로는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4.04.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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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유한양행, 당분간 활동 폭 제약…김영주 종근당, 재임기간 신약개발 주력

윤웅섭 일동제약, 수익성 증대에 역점…허은철 GC녹십자, 무거운 분위기로 출발

국내 제약사들의 정기주주총회 일정이 몰려 있는 3월 주총 시즌이 마무리됐다. 큰 관심사 중 하나였던 한미약품 모녀-형제간 갈등은 표 대결을 벌이면서 형제 측의 승리로 일단락됐으며 타 회사 주총 분위기도 대체로 조용하게 끝났다는 평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제약사 대표이사들 대부분이 재선임됐으며 이중 김영주 종근당 대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등이 4번째 연임되면서 회사를 지휘하게 됐다. 

특히 이정희 유한양행 의장은 이번 주총으로 이사회에 남을 수 있게 되어, 자연스럽게 또다시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유한양행은 “이 의장이 경영권을 놓지 않고 장기 집권하려 한다”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이 의장의 경험과 전문지식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사회 잔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장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후에 이사회 의장을 지내다가 이번에 또다시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면서 이사회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임기가 만료되면 대부분 회사를 떠났지만 이사회 의장까지 맡은 건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가 처음이다. 이번에도 의장에 추대될 것으로 보여 12년 초장기 집권하는 경영자로 기록하게 됐다. 

또 28년 만에 회장 직제를 부활시켜 “이 의장의 훗날을 기약하기 위해 신설한 게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유한양행을 이끌기 위한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해 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직제가 필요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잔류하게 된 이 의장은 한동안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활동의 폭이 다소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이번 주총에서 4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 6694억 원(전년 대비 12.2% 증가), 영업이익 2466억 원(전년 대비 124.4% 증가)의 실적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노바티스에 1조 7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해 일찌감치 4연임을 예고했다.

지난 2015년 대표에 선임된 그는 주충에서 인사말을 통해 “현재 세포·유전자치료제, 항체치료제, 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약물 전달체)를 창출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재임기간동안 신약 개발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일동제약과 GC녹십자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오너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와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무리 없이 4연임을 이어가게 됐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 2021년부터 부회장으로서 현재까지 일동제약을 지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총에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오너 3세 체제를 강화했다. 

회사는 지난해 임원을 20% 이상 감원하고 차장 이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았다. 또 연구개발(R&D)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키는 등 경영 쇄신을 단행했다. 그 결과 개별 실적 기준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윤 대표는 “올해는 ETC(전문의약품)와 OTC(일반의약품) 및 CHC(컨슈머헬스케어) 등 주력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해 외형은 물론, 수익성 증대에 역점을 둘 방침”이라며 실적향상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오너 3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4번째 연임됐지만 분위기가 무겁다. 외형과 수익이 모두 전년보다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독감백신 감소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부진, R&D 투자 증가 등으로 매출 1조 6266억 원(전년 대비 4.9% 감소)과 영업이익 344억 원(전년 대비 57.6% 감소)을 기록했다. 

이 밖에 이주형 CMG제약 대표가 4연임 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의 정신질환 치료제인 ‘데핍조’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8월까지 재신청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데핍조의 우수성을 입증한 뒤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전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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