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四面楚歌)' 일양약품 '어떡하나'…사실 왜곡 주가 띄운 혐의, 압수수색에 초라한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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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 일양약품 '어떡하나'…사실 왜곡 주가 띄운 혐의, 압수수색에 초라한 실적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4.03.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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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급락⋅매출도 곤두박질…‘통화일양’ 청산으로 중국 사업 빨간 불

‘슈펙트’ 中 CML 임상3상 완료⋅NDA 준비…‘놀텍’ 기반으로 복합제 연구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생각하기도 싫은 시간을 보냈다. 

새해 벽두를 코로나19 시기에 불거졌던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경찰의 압수 수색으로 맞이했다. 

의혹의 발단은 2020년 고려대 의대에 의뢰한 연구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보도자료로부터 시작됐다. 자사의 국산 18호 신약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2만 원대였던 주가가 불과 4개월여 만에 1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1년 만에 슈펙트의 코로나19 임상 3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식은 폭락했다. 일양약품이 사실과 달리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을 보도자료에 넣어 코로나19 치료제로써 효능을 왜곡해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이, 최대주주인 오너 2세 정도언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도하고 사들이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심을 사면서 수사기관의 압수 수색을 받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억으로 전년 대비 99.6%나 감소하며 부진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3.5% 감소한 3705억 원, 영업이익은 38.6% 줄어든 24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대해 일양약품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연결회사 종속 제외로 손익구조가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5월 중국 법인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청산했다.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는 자양강장제 ‘원비디’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중국 현지에서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청산하기 전 매출액은 2020년 304억 원, 2021년 369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2022년 404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같은 해 일양약품 전체 매출의 10.5%에 달하는 금액이니만큼, 청산으로 인해 심각한 내상을 입은 셈이다. 

일양약품은 청산 원인을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만 공시를 통해 밝힐 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 세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청산으로 인한 매출 공백을 메꾸기 위해 슈펙트와 국산 14호 신약 항궤양제 ‘놀텍’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슈펙트에 대한 중국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시판허가신청(NDA) 제출 자료를 준비 중이며 적응증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놀텍을 기반으로 한 복합제를 개발해 소염진통제시장에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산 신약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지, 정 대표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할 중요한 시점이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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