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페르소나3 리로드, 한 층 세련돼진 '천재 카리스마 사나이'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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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페르소나3 리로드, 한 층 세련돼진 '천재 카리스마 사나이'의 여정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4.02.0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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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매력 한 층 돋궜다... 각종 편의성 개선도 한 가득
'타르타로스'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아쉬운' 정도
[이미지=이지웅기자]
[이미지=이지웅기자]

아틀라스 뿐만 아니라 JRPG 장르에게도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 페르소나 시리즈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끔 해준 '페르소나3'의 리메이크 작품이 나왔다. 그 고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린 '페르소나3 리로드'의 면면을 살펴보자.

커뮤니티 시스템(이하 커뮤)을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커뮤야말로 페르소나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해당 시리즈의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동료 뿐만 아니라 같은 세계관 안에서 살아 숨쉬는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유대감을 쌓아 나가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면 전투 수단인 ‘페르소나’ 조합 과정에서 불이익을 얻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다양한 친분을 쌓아 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 속 세계에 대한 몰입감이 배가된다. 통상 일자식 구성의 이야기를 따라가야 하는 JRPG 장르의 게임에서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을 영리하게 헤쳐나간 부분이다.

관계를 맺는 캐릭터들이 풀어 나가는 스토리의 퀄리티도 좋아서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교류에 집중하게 된다. 최대 10번의 만남으로 마무리되는 커뮤 캐릭터들의 개인 서사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특히 '페르소나3'의 경우 각 캐릭터의 스토리가 해당 캐릭터의 ‘아르카나’의 성질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 디테일한 재미도 있다. 

‘페르소나3 리로드’에서는 이 커뮤 콘텐츠가 한 단계 높아졌다. 우선 원작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일러스트레이션의 퀄리티와 풀 더빙 보이스가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천재 카리스마 사나이'. [이미지=이지웅기자]
'천재 카리스마 사나이'. [이미지=이지웅기자]

여기에 커뮤 대상에서 제외된 동료들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 놔 개별 캐릭터들의 애정도를 한 층 더 끌어올렸다. 일례로 동료 캐릭터 중 하나인 '사나다 아키히코'의 개인적 서사는  ‘페르소나3 포터블’을 플레이해 본 유저들만 알 수 있었다. 당시 추가된 여주인공은 사나다 아키히코와 커뮤를 진행할 수 있었으나, 원작에서는 사나다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페르소나3 리로드’에서는 사나다 뿐만 아니라 마에다, 이오리, 심지어는 코로마루와 별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줌으로써 ‘특별과외활동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애정을 한 층 더 끌어 올렸다. 

다만 단순히 이야기만 추가되는 수준이였다면 다소 아쉬웠을 것이다. ‘페르소나3’ 내 모든 커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매력을 수치로 표현한 ‘인간 패러미터’를 올려야 하는데, 이 때 밤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추가된 스토리가 외면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성 시스템을 통해 밤 시간 동료와의 시간을 보내게끔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이미지=이지웅기자]
특성 시스템을 통해 밤 시간 동료와의 시간을 보내게끔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이미지=이지웅기자]

아틀라스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특성’ 시스템을 추가했다. 동료와 밤 시간에 일정 횟수 이상 교류를 진행하면 전투에 도움이 되는 특성이 추가된다. 이 효과가 제법 쏠쏠해서 ‘인간 패러미터’를 올릴 것인지, 동료와 시간을 보낼 것인지에 대해 끝없이 ‘재미있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모든 '인간 패러미터'를 올린 후 밤 시간에 즐길만한 콘텐츠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좋게 작용한다. 

더불어 이런 콘텐츠를 보다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끔 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원작의 경우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 회차 플레이가 필수적이였다. 피로도 시스템으로 인해 일정에 공백이 생기기도 하고, 캐릭터와 대화 시 잘못된 선택지를 골라 커뮤 랭크를 올리기 위한 호감도를 쌓지 못하면 커뮤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페르소나3 리로드'에서는 피로도 시스템을 삭제하고, 저장하지 않더라도 특정 시점 이전으로 게임을 되돌릴 수 있는 '롤백' 시스템을 도입해 이러한 피로감을 한 층 덜었다.

믹스레이드를 옮겨온 테우르기아. [이미지=이지웅기자]
믹스레이드를 옮겨온 테우르기아. [이미지=이지웅기자]
일단 타르타로스 내 컨텐츠 가짓수는 많긴 하다. [이미지=이지웅기자]
일단 타르타로스 내 컨텐츠 가짓수는 많긴 하다. [이미지=이지웅기자]

전투에서도 ‘페르소나 3 리로드’를 ‘올바른 리메이크’로 만들기 위한 아틀라스의 고민이 엿보인다. 우선 ‘페르소나3’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 받아온 던전 ‘타르타로스’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많다.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에서 환금 아이템을 제공하고, 특수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모나드’를 던전 곳곳에 배치하며 지루함을 타파하고자 했다. 여기에 더해 ‘페르소나5’의 ‘바통 터치’에서 끌고 온 듯한 ‘시프트’ 시스템, 원작의 믹스레이드를 재현하고 확대한 ‘테우르기아’, 특정 아이템을 소모해서 레벨이 뒤쳐진 동료를 한 번에 강화할 수 있게 해 '노가다' 플레이를 지양하게 하는 등 신규 요소가 다수 추가됐다. 

하지만 ‘페르소나3 리로드’가 ‘완벽한 게임’이 되지 못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타르타로스’에 있다. 층별로 구분됨에도 불구하고 기믹이 거의 없다시피 해 공략에 피로감이 높다. 후반부에 시야가 제한되는 ‘다크 존’, 보물을 뺏어가는 레어 섀도우를 추적하는 구간 등 새로운 시도를 한 흔적은 보이나 고질적인 지루함을 해결하지 못했다. 

페르소나를 제작하는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지=이지웅기자]
페르소나를 제작하는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지=이지웅기자]

그렇지만 이는 ‘아쉬운’ 수준에서 그치고, 게임의 재미를 치명적으로 떨어트리는 정도는 아니다. 나만의 페르소나와, 역할군이 뚜렷한 동료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던전을 공략하는 기본적인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비장미’가 흘러 넘치는 게임의 스토리가 시종일관 게임의 흡입력을 유지하게 끔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주인공과 대립하는 일당인 ‘스트레가’의 추가 스토리가 이야기의 깊이를 한 층 더했다. 가끔씩 삽입되는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인게임 그래픽으로 진행되는 컷씬의 퀄리티도 높은 수준이여서 이야기를 쫓아가는 과정에 흥미가 더 붙는다.

안 누를 수가 없는 선택지. [이미지=이지웅기자]
안 누를 수가 없는 선택지. [이미지=이지웅기자]

추가적으로 UI와 BGM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통상 게임의 외형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이런 요소들이 게임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경우는 드물다. 생각나는 건 ‘데드 스페이스’ 정도가 있겠다. ‘데드 스페이스’는 아이작의 체력을 척추에 바 형태로 표시해 정보 표시를 최적화 시켰고, 이는 게임의 몰입감을 한 층 높이는 식으로 작동했다.

‘페르소나3 리로드’의 UI와 BGM에 이러한 기능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 퀄리티가 매우 높은 덕에 시각적 청각적인 쾌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학원의 기억' (学園の記憶) OST는 게임에 우수의 감정까지 불어 넣는다.

소위 말해 '때깔'이 좋다. [이미지=이지웅기자]
소위 말해 '때깔'이 좋다. [이미지=이지웅기자]

총평: 기존의 팬들 뿐만 아니라 ‘페르소나’ 시리즈의 입문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원작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한 층 더 돋구는 동시에 세대에 맞춘 편의성 기능도 상당 부분 탑재돼 있다.

한줄평: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앤티크’ 골동품 

별점:  ★ ★ ★ ★ ☆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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