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어쩌나" 4대 은행에서만 벌써 홍콩 ELS 손실 3000억 확정...일주일 만에 800억 넘게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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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어쩌나" 4대 은행에서만 벌써 홍콩 ELS 손실 3000억 확정...일주일 만에 800억 넘게 '폭증'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29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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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에서만 홍콩 ELS 3121억 손실
일주일 만에 800억 넘게 늘어
상반기에만 6조원 손실 가능성
불완전판매 정황 곳곳에서 나와
은행권, 투자자들에 최대 80% 배상금 지불할 듯
홍콩ELS 2차 집회에 참가한 피해자 (사진 출처= 뉴스1)
홍콩ELS 2차 집회에 참가한 피해자 (사진 출처= 뉴스1)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LS 상품에서 손실이 눈두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시중은행에서 확정된 손실만 3000억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중에 불완전판매 정황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은행권이 투자자들에 지불해야 할 배상금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자본시장법 등이 정한 원칙을 은행이 지켰는지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히 어느 은행이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지 알 순 없기에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4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에서 확정된 홍콩 ELS 손실액이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월 판매 이후 만기가 된 5886억원 규모의 손실률은 평균 5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일 기준 2296억원 규모의 손실이 확정된 이래 무려 825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당시 만기를 맞은 원금은 4353억원에 달했는데 이중 은행권 평균 손실률은 52.8% 수준이었다. 이때 일부 은행에서는 최대 56.1%의 손실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 ELS 투자자들이 원금을 온전히 보전 받으려면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판매 당시 지수의 65~70% 수준은 돼야 한다. 즉 최소 7500 이상은 돼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 규모의 ELS 만기가 다가오는 만큼 홍콩H지수가 현재(29일 기준 5411)와 비슷하다면 최대 6조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한편 대규모 원금 손실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은행의 불완전판매 정황 역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3일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취약한 한국금융의 과제와 대안' 토론회에서 A씨는 "은행원들이 치매 초기증상을 보이는 90대 노인에게 ELS 상품을 강매했다"고 성토했다. 

B씨는 "어머니는 정기예금을 들려고 했지만 당시 은행원은 홍콩 ELS 상품이 안전하다며 재차 가입을 종용했다"며 "이 과정에서 위험성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규정한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3월까지 은행 등 금융권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한 후 위법사항 발견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안 역시 3월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불완전판매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만큼 은행이 배상금을 지불할 가능성은 현재로썬 높은 상황이다. 2019년 DLF 사태 당시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고 당국이 금융사에 권고한 바 있어 이번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은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불완전판매 정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고객들 대다수가 ELS 투자 경험이 있는 재투자자들이기에 은행이 모든 손실배상 책임을 떠안는 건 다소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항변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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