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포리아에 빠진 한국, 해결책 못 찾는 국회의원들...'헌법정신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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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포리아에 빠진 한국, 해결책 못 찾는 국회의원들...'헌법정신 되새겨야'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12.2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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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자살률‧노인 빈곤율 1위
OECD 국가 중 출산율‧의사 수 꼴등
OECD 국가 중 GDP 대비 유일하게 국가부채 늘어...6000조원 돌파
[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평균 39분마다 한 명씩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노인 빈곤율은 2009년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수성을 이어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국가 총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국회가 헌법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다.

헌법은 국민주권주의와 권력의 원천이 국민임을 천명하고 있다. 국민보다 중요한 정치적 행위와 당론은 없다는 것이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를 이틀 앞둔 26일 앞서 말한 세 가지 문제점에 대해 뚜렷한 해법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심심치 않게 "국민을 대표해"라는 말이 나왔지만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감동이 있는 정치는 없다.

28일 본회의에서도 여야는 2건의 특별검사 도입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할 예정이다. '국민의 대표'들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과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특검법 통과 여부에 극한의 대치를 하는 와중에도 39분마다 안타까운 한 생명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은 황정민과의 길거리 싸움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해"라고 말한다. 21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현재 국회의원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300명이 22대 국회에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앞서 말한 자살률, 노인 빈곤율, 출산율, 의사 수 중 하나라도 명확히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국가는 출산율이 상향돼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늘어난 경제활동 인구가 내는 세금으로 노인의 빈곤율을 퇴치할 방안을 찾을수 있다. 이러한 미시적 가치사슬이 맞물려 돌아갈 때 거시적 관점에서 작년 대비 1단계 떨어진 국가경쟁력(28위)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입법권을 행사하는 집단인 국회가 출산율 하나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현재 산업별로 중요한 이슈들을 발 빠르게 처리할 능력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국회의 도움이 필요한 분야는 산업계도 마찬가지...경쟁력 악화 중

현재 조선업계는 선별 수주 전략으로 고부가 가치 선박을 건조해 중국의 물량공세를 이겨내고 있다. 그럼에도 탱커와 벌크선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이 건조하고 있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중론이다.

방위산업으로 가보면 한국형 핵잠수함을 개발할지 한국형 경항공모함을 개발할지 명확한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국방중기계획'에서 4000t급 잠수함 계획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며 핵잠수함 건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개발에 7년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왔다. 군 내부에서는 이미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작전요구성능(ROC)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국방부가 12일 발표한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에는 장보고-Ⅲ Batch-III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 국회가 방향을 잡아줘야 할 때가 왔다.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늦어짐에 따라 내년도 상반기 호재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와 기존 석화제품에서 벗어나 배터리 소재 사업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철강업계는 탄소중립 이행과 세계적 고금리 현상과 주요 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 그리고 중국산 저가 제품 등의 여파로 4분기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존재의 이유에 대해 스스로 자문하는 용기 가져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가계 부채는 2218조 3581억원, 기업 부채는 2703조 3842억원, 정부 부채는 1035조 2149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2분기 말 총부채는 1년 전(5729조 9946억원)보다 4.0% 늘었다. 증가 폭을 고려할 때 이미 3분기 말 6천조원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 주체인 정부, 기업, 가계 중 하나에서라도 폭탄이 터지면 국내 경기의 경색은 급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번성한 것은 반드시 쇠해지며, 아무리 높은 권세를 가져도 십 년 즉, 오랜 세월을 지속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 있다는 뜻이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높은 권세를 찾는 게 아닌 사마천 사기의 평진후 주보 열전을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사마천 사기의 평진후 주보 열전(平津侯主父列傳)에서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에 가깝다는 말이 있다. 용기를 내는 사람은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부끄러움을 알고 당론보다 중요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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