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외면하는 시중은행...계속되는 상생 압박에 서민금융 늘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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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외면하는 시중은행...계속되는 상생 압박에 서민금융 늘릴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2.0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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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사잇돌 대출 82억 공급
전체 공급액의 0.72%에 불과해
햇살론뱅크 등 다른 상품 역시 외면한다는 지적
"상생금융 확대 위해 저신용자 대상 상품 공급 늘릴 가능성"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이 사잇돌 대출을 비롯한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 취급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하거나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는 등 금융 소외계층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은행들이 상생금융 압박을 받고 있어 서민금융 공급액이 늘어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은 새희망홀씨를 작년에만 2조 넘게 공급했으며 다른 서민금융 상품도 많아 중·저신용자를 외면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SGI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올해 1~3분기 취급한 사잇돌 대출 공급액은 82억10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 공급액인 1조1294억 원 대비 0.72%에 불과한 수준이다. 

심지어 5대 은행이 이전에 설정한 목표 금액인 221억보다도 미달될 것으로 보인다. 각 분기별로 평균 27억이 공급된 것을 고려할 때 5대 은행은 4분기까지 약 109억원 규모의 사잇돌 대출을 공급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사잇돌 대출은 4~10등급의 중·저신용자 중에서 상환 능력이 있는 근로자와 연금소득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이다. 금리는 연 6~10%에 해당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지금까지 해당 구간에 있는 신용자들은 사실상 제1금융권의 대출이 불가능해 비은행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서민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SGI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상품을 출시했다. 

다른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취급액에서도 시중은행이 중·저신용자를 외면해왔다는 점이 드러난다. 올해 7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9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공급액(8698억원)과 비교하면 1.1%밖에 되지 않는다. 

햇살론뱅크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했던 저신용자가 부채 또는 신용도 개선을 통해 은행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최대 2500만원 성실상환자에게 대출을 해주며, 대출기간은 3년 또는 5년이다. 금리는 연 2.9%~6% 수준이다. 

심지어 시중은행은 신용도 하위 10% 대상인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은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저신용 특례보증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는 9곳에 불과하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2곳과 NH·DB·웰컴·우리금융·하나·IBK·신한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7곳만이 해당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상품은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금융사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대출 연체율 역시 다른 상품보다 높은 편이라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한다. 

한편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의 상생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권은 상생금융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걸음이 분주한 상태다. 앞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000억, 1050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심지어 야당의 '횡재세' 법안 발의로 최대 2조원 가량의 분담금을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자 시중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상생금융 방안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한 출연금을 대폭 늘려 상생금융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심산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지원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방안 역시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지금까지 시중은행이 다소 적게 취급한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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