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펜데믹 가고 엔데믹 오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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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펜데믹 가고 엔데믹 오자 ‘흔들’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11.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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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CMO 계약 종료…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입지 흔들
R&D로 어려움 탈출…백신사업 등 4개 중점 분야에 총 1조 2300억원 투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엔데믹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펜데믹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증한 2021년 매출 9290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이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실적은 절반으로 반 토막 났다. 펜데맥이 사그라들고 엔데믹이 감지된 지난해 매출은 4567억원,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1.9% 감소한 2789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사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어닝쇼크(실적충격)은 예상이 됐었다. 대상포진 백신을 내세워 돌파구를 모색하려 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노바백스와 맺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이 종료된데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마저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상포진 백신시장은 그동안 스카이조스터와 MSD의 ‘조스타박스’이 양분해왔는데 지난해 12월 GSK의 ‘싱크릭스’가 선보이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싱크릭스’가 비싼 가격에도 강력한 예방 효과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싱그릭스는 투약 편의성, 비용 면에서 스카이조스터와 조스타박스에 비해 뒤처지지만 예방 효능 면에서는 우위를 점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싱그릭스는 예방을 위해 2개월 간격으로 2회 투약하는 만큼 비용(50~60만원)이 비싸고 불편하지만 7년이 지나도 예방효과가 90%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독감백신 시장에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2년 만에 국내 독감백신 시장으로 돌아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스카이셀플루' 조달물량은 242만 도즈(1회 투약량)로 6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독감백신 시장 1위를 지켜 온 GC녹십자는 한국백신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독감백신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질 못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는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6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20억원에 비해 60.2%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차지한 비중도 13.3%에서 24.1%로 10.8%p 증가했다. 

실적 악화 혹에서도 R&D 투자에 몰두한 것은 백신 개발을 통한 블록버스터급 파이프라인을 갖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5년간 백신사업 등 중점 분야에 총 1조 23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중점 분야는 백신 사업 강화를 포함해서 해외사업 확대,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이다.

우선 ‘안동 L하우스’에 약 4,200㎡ (1,300평) 규모의 신규 생산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이번에 증축하는 생산 시설은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GBP410은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의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단백접합 백신으로 2027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단백접합 방식은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에서도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이번 증축은 현재 개발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의 전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2025년 송도에 지어질 R&PD 센터와 더불어 백신·바이오 분야의 진정한 혁신적 리더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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