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車보험료 인하 '눈치보기'...손해율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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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車보험료 인하 '눈치보기'...손해율 타격 우려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11.23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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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이익 3년째 흑자 기조 유지
상생금융 압박에 보험료 인하 목소리 ↑
최대 3% 제시...보험사 적자 전환 우려
이미 손해율 상승세...일부 중소형사 악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사진=각 사]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사진=각 사]

자동차보험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에 인하 폭이 최대 3%까지 제시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손해율 상승세도 걱정거리다.

전망치를 웃돈 인하 폭이 검토되는 경우 다시 적자 전환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자동차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빅4’(삼성·DB손보·현대·KB손보)와 중소형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 인하가 결정돼도 올해와 같은 수준 혹은 1.5%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이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거리두기, 인원수 제한 등이 시행되면서 법규가 강화되고 자동차 운행이 줄어든 영향이다.

손해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하면서 손보사의 실적을 이끌었다. 상반기 기준 손해율은 2021년 79.4%, 2022년 77.1%다. 올 상반기는 78%로 전년 대비 0.9%p 상승했지만, 2020년 상반기(84.5%)와 비교해보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금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 분기점을 80%로 보고 있다.

보험영업 손익은 2021년 4137억원, 2022년 6264억원, 올 6월말 5559억원으로 2021년부터 흑자 행진하고 있다.

기존에 자동차보험은 판매할수록 적자가 나는 손보사의 까다로운 소유물이었다. 적자는 예측하지 못한 손해액으로부터 발생했는데 경상 환자 과잉 진료와 같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 상대적으로 높은 외산 차 수리비 등이 손해액 악화를 이끌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액은 9조원으로 매년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골칫거리였던 자동차보험이 손보사의 복덩이로 부상했다. 이에 디마케팅(영업축소)을 시행했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차보험 영업 확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또 보험료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대형손보사는 차 보험료를 2~2.5% 내렸다. 손해율이 개선되고, 고물가 시대에 물가 안정을 위해 보험료 인하를 요구해온 당국 의견을 수용하면서다. 안정적인 상황의 지속, 손보사의 호실적이 보험업계 상생 금융 필요성과  맞물리면서 한 번 더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문제는 인하 폭이다.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이 연초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따라 최대 3%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손해율 상승세도 추가적인 문제로 꼽힌다.

인하율을 3% 수준으로 내리면 운전자보험은 다시 적자 전환할 확률이 높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20조원으로 3%면 6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흑자 규모는 4780억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손해율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예로 자동차보험 점유율 1위에 달하는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1분기 75.9%, 2분기 76.7%, 3분기 81.7%를 기록했다. 9월 기준 11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84.2%로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이익을 얻은 대형사와 달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은 손실을 보기도 했다.

아직 손해율이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하를 검토하는 것도 무리라는 입장이다. 통상 겨울에는 빙판길 교통사고 증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중소형사 손실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 보험료 인하보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언급된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계약자들이 지출하는 평균 보험료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고, 지출하는 보험료에 비해 긴급출동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며 “다만 예측하지 못한 손해액 급증 등 시장 상황 변화가 보험료 조정에 반영되는 기간이 단기이고 크기는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손해액 증가에 대해 보험료 조정이 탄력적이지 못하면 시장 경직성은 지속될 수 있다”며 “손해액 변동 원인인 도덕적 해이 억제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그리고 이로 인한 손해액 증가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보험료 조정 능력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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