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예상 규모만 3조원...5대 시중 은행, 홍콩발 ELS 폭탄 터질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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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예상 규모만 3조원...5대 시중 은행, 홍콩발 ELS 폭탄 터질까 '노심초사'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2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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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폭락으로 ELS 원금 손실 우려 급증
녹인 구간에 5조가까이 진입돼
2~3조원 피해 규모 추산
은행권 "불완전 판매는 없으며 피해 최소화할 것"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홍콩H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LS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해당 상품의 대부분을 판매한 시중은행들은 제각기 손실 대응에 나섰으나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고객에게 해당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다며 은행권이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들은 불완전 판매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에 기대를 걸고 있고 홍콩H지수가 회복되면 원금 손실은 최소화될 수 있다"며 "현재로썬 이를 바라는 수밖에 없으며 ELS 관련해서 추가로 은행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관련 ELS 판매 금액은 13조 62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상반기에 만기되는 금액은 9조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ELS는 주가를 기초로 하는 주가연계증권으로,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은행권에서는 ELS를 ELT(주가연계신탁)나 ELF(주가연계펀드) 형식으로 판매하는데, 자산운용사가 여러 ELS 상품을 묶어 신탁상품을 만들면 은행은 수수료를 받고 이를 대행한다.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투자자는 원금과 수익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기준이 미달되면 자동으로 가입 기간이 연장된다. 상품의 최종 만기 시점에 지수가 일정 구간 아래로 떨어진 'Knock-in(녹인)' 구간으로 진입하면 원금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해당 상품이 가장 불티나게 팔렸던 2021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홍콩 H지수(21일 현재 6202)가 거의 반토막났다는 점이다. 조기 상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현재까지 보유한 투자자들이 내년 대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상반기 지수가 지금과 같다면 손실금액이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실제로 현재 녹인 구간에 진입한 잔액 규모가 5조에 육박한 수준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녹인 구간 진입 잔액은 4조 9288억원이었다. 이 중 국민은행에서만 4조 9273억원 규모의 잔액이 녹인 구간에 드러섰다. 

국민은행의 녹인 구간 잔액이 많은 이유는 가장 많은 판매한도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은행권은 중국발 경기침체로 홍콩H지수가 회복되지 않아 손실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을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피해 관련 문의 대응 매뉴얼을 보강하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피해를 최소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현재 은행에 제기되고 있는 대다수의 ELS 관련 민원은 불완전 판매 이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이 고객에게 사전에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 상품은 재구매 비율이 90%가 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상품 판매 시 자필 서명, 녹취, 사전 상품 설명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불완전 판매는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은행이 ELS 손실에 관해서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시장 상황을 적극 공유하고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대체 상품을 안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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