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 딜레마..."20m 거리엔 편의점도 하나 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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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 딜레마..."20m 거리엔 편의점도 하나 밖에 없는데"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3.11.1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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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올해 하반기 영업점 통폐합 계획 "원래 없었다"
영업점 통폐합 추세, 수익성만 보는 경영으로 비쳐
사전영향평가 진행 후 인근에 있는 영업점만 통폐합 했는데도 불구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사회적 책임 다하라며 압박
향후 영업점 통폐합 진행할 경우 대안 마련 등 고심

시중은행의 영업점 통폐합 추세에 한동안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계획에도 올해 하반기 영업점 통폐합 계획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며 압박에 나서 향후 대안 마련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영업점 통폐합 계획은 거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영업점 통폐합 계획은 전혀 없다"며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기존에 있던 통폐합 계획을 철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원래 통폐합 계획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그동안 영업점 통폐합을 상당 부분 진행해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통폐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하반기 영업점 통폐합 계획을 줄이거나 철회한 것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아니라 원래 하반기에는 영업점 통폐합 계획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시중은행 [사진=각사]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2020년 이후 600개 가까운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며 은행들이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모두 2020년 이후 2년간 국내 영업점 수를 축소시켜 왔다. 과거에는 은행이 전국적인 영업망을 촘촘히 깔아 두고 영업을 했지만, 최근 들어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고객이 늘었고 인근 거리에 여러 개의 영업점이 있는 경우 운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이러한 추세를 두고 금융소외 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 기조가 고령층 같은 금융취약 계층을 무시한 조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을 통폐합 할 경우에는 사전영향평가를 진행하고 대부분 인근 거리에 2개 이상의 영업점이 있는 경우에만 통폐합한다"고 말했고,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10m, 20m 떨어진 거리에는 편의점도 하나밖에 없다"며 "길 하나 건너서 같은 은행의 영업점이 또 있는 경우는 통폐합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영업점 통폐합 계획을 두고 있지 않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었던 만큼 향후 영업점을 통폐합 할 경우 금융취약 계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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