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실학자들, 패션 선도했다...실학박물관, 남자 명품 장신구 첫 체험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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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실학자들, 패션 선도했다...실학박물관, 남자 명품 장신구 첫 체험 기획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0.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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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기획전 '조선비쥬얼' 개막식...내년 2월 25일까지 전시
- 국가민속문화재 능창대군 망건, 귀걸이 등 남자 장신구 100여점 공개
- 김시묵 초상화 일반에 처음 공개...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체험 행사
- 실학박물관, 10월 28~29일 '밭으로 간 실학자' 하반기 교육 진행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패션을 선도했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김필국)은 오는 10월 24일(화)부터 2024년 2월 25일(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조선시대 후기 남자들의 장신구 기획전 '조선비쥬얼'을 개최한다. 

개막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 실학박물관 다산정원에서 열린다. 

'조선비쥬얼' 전시에는 국가민속문화재인 능창대군 망건과 영친왕 망건을 비롯하여 귀걸이, 부채와 선추 등 조선시대 남자 복식(服飾)에서 꾸밈[飾]에 해당하는 장신구 100여 점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남자 장신구를 한자리에 총망라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장신구 전시가 여성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연계 교육 '한복 배자 만들기'와 영화배우와 함께하는 전시해설 프로그램 '살아있는 박물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김시묵 초상화>는 보존처리를 마치고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전시 관람 후에는 직접 선비의 복식과 장신구를 착용해 보는 체험 프로그램 '만져보고, 느껴보고'와 장신구로 조선 선비를 꾸미는 터치스크린 게임 '조선 선비의 외출 준비'도 즐길 수 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조선시대 남성들이 자신의 신분과 기호에 따라 뽐냈던 다양한 장신구를 통해 우리 민족의 풍류와 멋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전시와 함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는 한국의 멋과 섬세한 공예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능창대군 이전(李佺:1599~1615)묘 출토 망건. 
조선시대 19세기 왕실 망건을 실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조선 전기 망건의 형태이다.

'조선비쥬얼' 전시 행사는 장신구를 통해 '의관정제(衣冠整齊)'의 중요성과 조선 남자의 미의식을 조명하고자 기획했다. 

즉, '옷[衣]과 관모(冠帽)를 격식에 맞게 차려입고 매무새를 바르게 한다(整齊)'는 뜻의 의관정제는 꾸밈에 대한 우리 조상의 생각을 담고 있다. 격식에 맞추어 바르게 차려입음으로써 바른 마음가짐과 자세가 갖추어진다고 생각한 것. 
 
▶ 조선시대 ‘그루밍족’, 권위와 멋 두 마리 토끼 잡기 

조선 선비들은 엄격한 제한과 규제 아래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멋을 표출하고자 했다. 선비들은 공적·사적으로 외부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의복과 장식으로 신분을 구분했다. 

또한 대모, 마노, 호박, 백옥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장신구를 착용해 자신의 위엄과 품격을 표현하고자 했다. 

갓과 구슬갓끈 등 장신구 모음 

조선의 멋쟁이들은 살이 파이는 고통을 감내하며 망건을 꽉 조이고, 영롱한 구슬갓끈을 늘어뜨려 멋을 냈다. 그들은 그 만큼 복식에 대한 지식도 상당했다.

특히 실학자들은 사신으로서 청과 일본 등을 왕래하며 접한 외국 문물을 선보여 유행을 선도했다. 옷고름 대신 서양의 단추를 달아 여미는 편안한 복식을 제안하는 등 실용적인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리고 조선의 복식에 어울리도록 변용해 활용했다. 

조선시대 안경 모음

 
▶ 국가민속문화재 능창대군 망건·영친왕 망건 등 조선왕실 명품 공개 

전시는 총 4부로 구성했다. 

1부 <남자의 꾸밈>은 조선 남자를 상징하는 ‘갓’을 필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대표 장식품을 선보여 전시의 전체 구성을 소개하며 '꾸밈'의 의미를 정의한다. 

호박 속에 개미가 있는 단추. 호박은 송진이 고압력을 받아 굳어진 화석으로 색이나 투명도에 따라 금패와 밀화로 분류된다. 안에 벌, 개미, 솔가지가 들어 있는 호박은 더욱 가치가 있었다.

2부 <꾸밈의 시작; 상투 틀고, 망건 조이면 꾸밈의 반>에서는 의관정제의 기본인 상투와 망건에 사용되는 장식을 소개한다. 조선 남자들은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세수를 한 뒤, 상투를 틀고 망건을 조이는 것을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치장으로 여겼다. 이에 동반되는 동곳, 망건 풍잠, 관자, 상투관 등 다양한 머리 장식품을 살펴볼 수 있다. 

3부 <꾸밈의 완성; 쓰고, 걸고, 매고, 신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다양한 장식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선만의 풍습으로 남아 있는 구슬갓끈을 비롯 선조(재위 1567~1608) 이후 사라진 남자 귀걸이,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 앞에서 함부로 쓸 수 없었던 안경, 옷고름과 끈 대신 사용한 단추 등 멋과 실용을 겸비한 장식품을 통해 독특한 예술성까지 살펴볼 수 있다. 

4부 <꾸밈의 상징; 신분! 척 보면 알아요>에서는 관리의 옷인 관복과 학자의 옷인 심의를 소개한다. <김육 초상화>, <허전 초상화>(보물), <김시묵 초상화> 등 초상화 속 인물의 모습을 통해 관복과 심의 일습(一襲)의 구성품을 알아보고, 각각의 특징을 설명한다.  

체험코너 '만져보고, 느껴보고'

실학박물관 측은 "실학박물관은 2009년 개관 이래 여러 학술연구는 물론 전시 행사를 개최하며 실학 정신 확산에 노력해왔다"며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과 실학박물관 누리집(홈페이지)을 참고하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실학박물관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인 수확의 계절인 10월, 주말 가족프로그램 '밭으로 간 실학자' 하반기 교육을 진행한다. '밭으로 간 실학자'는 목화를 키우고 그 수확물인 목화솜을 활용해 실학의 실용적 가치를 몸소 배우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밭으로 간 실학자' 하반기 교육은 오는 28~29일 이틀간 총 4회, 회당 가족 7팀을 선착순으로 모집해 무료로 진행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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