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기자協 토론회, "HMM의 영구채 주식전환은 배임행위 해당...국익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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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기자協 토론회, "HMM의 영구채 주식전환은 배임행위 해당...국익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10.19 14: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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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기자協, ‘HMM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 최선의 민영화 해법은?' 긴급토론회 개최
- 경실련 정책국장 "영구채 전환이 오히려 배임...국익 우선해야"
- 참석자들, "예비입찰 참여 기업들, 자격 의심스러워...매각 내용 불분명해 제대로 된 인수기업이 참여하겠나"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가 보유한 국적해운사 HMM의 영구채(CB·BW)의 전환은 국익에 커다란 손실을 끼쳐 오히려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대로 된 플레이어(인수 기업)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고 있어 HMM의 순조로운 매각과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 문제를 꼼꼼이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해양기자협회(회장 이주환 부산일보 기자)가 18일 'HMM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개최한 긴급 공개토론회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으며 HMM 영구채의 주식전환이 이미 국익에 커다란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종길 성결대 교수, 김종현 전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투자본부장,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빌딩 회의실에서 해운기자협회 주최로 'HMM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공개토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지연 간사, 이주환 회장, 권오인 국장, 이용백 전 실장, 김인현 교수, 김종현 전 본부장, 한종길 교수, 이기호 위원장 [해양기자협회 제공]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빌딩 회의실에서 해운기자협회 주최로 'HMM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공개토론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지연 간사, 이주환 회장, 권오인 국장, 이용백 전 실장, 김인현 교수, 김종현 전 본부장, 한종길 교수, 이기호 위원장 [해양기자협회 제공]

 

이용백 전 HMM 대외협력실장,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 이기호 HMM 노조위원장이 패널로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영구채의 불확실성 때문에 적정 인수기업으로 거론됐던 포스코나 현대차, 롯데, CJ 등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대한민국 수출의 대동맥인 HMM이 잘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은행은 HMM 매각 입찰 공고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는데, 토론자들은 "HMM (민간) 매각은 당위"라며 "영구채 주식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대로 된 플레이어(인수 기업)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산은과 해진공 보유 HMM 영구채의 주식전환은 배임...국익 따져봐야"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권오인 경실련 국장은 "영구채 문제 때문에 국익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영구채에 대한 배임 시비가 있는데 (산업은행 등이)오히려 영구채 전환방침으로 배임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권 국장은 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거나 테이블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소액주주 보호에 관한 부분도 정부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임원 출신이기도 한 김종현 전 해진공 본부장은 "정부의 우산 아래 계속 있으면 한진해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HMM은 가능한 한 빨리 민영화를 해야 한다"면서 "영구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불식시켜야 (해운업 발전의) 사명감을 가진 대기업이나 다른 인수 후보자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토론자들은 "영구채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떨어져 신용보증기금이 9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고, 국민연금도 큰 손실을 입었다. 당사자인 산은도 마찬가지로 고점 대비 큰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배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용백 전 HMM 대외협력실장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시작할 당시 HMM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도 배임이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정무적, 정치적 판단이 있었다"며 "영구채에 대해서도 정무적,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각 내용 불분명...제대로 된 기업이 인수에 나서겠다"

이기호 위원장은 "매각 대상이 불분명하다. 지금 보유주식 2억주와 1조원 규모의 CB를 전환해 추가하는 2억주를 합해 총 4억주를 입찰 대상으로 올려놨다. 하지만 입찰 공고에 보면, 최종 물량이 변동 가능하다"며 "이런 매각은 참 드물다.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서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러면 제대로 된 인수기업이 참여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영구채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초 적정 인수기업으로 거론됐던 포스코나 현대차, 롯데, CJ 등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예비입찰 기업들, 자격 의심스러워...투자여력이 중요"

토론자들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3개 기업들의 인수 자격에 의구심을 표하며 '투자여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한종길 교수는 "3분기 HMM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대외적으로는 최근 EU가 정기선 운항동맹을 더 이상 못하게 하는 등 해운업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HMM을 인수하는 기업의 해운산업에 대한 투자의지와 투자여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용백 전 실장도 "최근 강석훈 산은 회장이 '새우가 고래를 삼킬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이는 현실과는 다른 얘기"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실장은 이어 "산은이나 해진공은 '새우가 인수하든 고래가 인수하든, 5~10년 뒤 일어날 일은 모른다'고 할 게 아니라, HMM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해서 짝지어줘야 한다. 맨 처음 해운업을 육성하려고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새 주인을 물색하는 마지막 임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인 국장은 "인수할 회사가 HMM을 감당할 수도 있고 향후 경쟁력 강화와 업황이 나빠질 것을 대비한 체력도 충분히 있어야 되는데, 지금 참가한 3개사는 외부펀드까지 끌어들인 상황"이라며 "HMM을 인수할 수 있을지도 사실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은 반드시 감시해야 하고 정부도 짚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HMM은 동원산업,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개 예비입찰 참여 기업들이 본격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산업은행은 실사가 마무리되면 다음달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방침이나 유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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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15:31:44
배임이지. 이게 배임 아니면 뭐냐? 제발 윤정부에서 해운카르텔 척결해주기 바랍니다. 내년 총선에 막대한 영향이 끼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