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8.8조원 육박...과거 우리銀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손실 재현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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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8.8조원 육박...과거 우리銀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손실 재현될까 우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0.18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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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 8.8조원
2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
금융권 1조 3000억원어치 기한이익상실된 바 있어
"외국발 부동산대란 막기 위한 대비책 세워야"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5대 시중은행이 대체투자한 해외 부동산 규모가 지난 2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경제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실패 사태가 곳곳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의 자산 대비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1%도 안돼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각 은행은 이에 대비해 충당금 등을 선제적으로 쌓고 있어 금융권 위기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최근 몇년간 폭발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17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8조 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6월 말 4조 3000억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2.08배 증가한 수치다. 

해당 기간 동안 국민은행이 대체투자잔액을 1조 4000억원에서 3조 6000억원으로 늘려 증가폭 면에서 가장 앞섰다. 이어 하나은행이 1조원에서 2조 1000억원으로 잔액을 불렸으며, 우리은행이 1조원에서 1조 8000억원, 신한은행이 7000억원에서 1조원, 농협은행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투자 잔액을 불렸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정착한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부실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에서 이미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단일 부동산에 투자한 35조 9000억원 중 3.7%인 1조 33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때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은행.
우리은행.

 

일각에서는 과거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실패와 같은 사례가 여러 은행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증권의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펀드 자산(2800억원 규모)에 약 90% 손실이 생긴 바 있다.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중순위로 대출하기 위해 해당 펀드를 조성했다. 

이 중 우리은행은 연 5.1% 금리 조건으로 총 765억원 어치의 펀드 상품을 판매했다. 재택근무 확산 및 경기침체로 손실이 확정되자 우리은행은 7월 선제적으로 고객들에 손실을 일부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홍콩 부동산 시장의 위축,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오피스 수요 감소,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해당 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 피해 방지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사적화해의 수단으로 자율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민 의원은 "팬데믹 시기 이어진 저금리로 인해 공격적으로 이루지던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이후 고금리 기조로 전환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일부 금융사의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가 손실로 처리되는 등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외국발 부동산대란'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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