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삶’, LG는 ‘제품’…가전 양사의 유튜브 전략,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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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삶’, LG는 ‘제품’…가전 양사의 유튜브 전략,승자는?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10.05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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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스포크 영상, “영화같다”, “울컥한다” 댓글
LG 심청전 영상, 제품 강조 안 해도 좋은 반응
“시청자 참여로 유튜브 특화 영상 필요” 지적도
젊은 시절부터 비스포크 냉장고와 함께하던 주인공이 노인이 된 어느 날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캡쳐]
젊은 시절부터 비스포크 냉장고와 함께하던 주인공이 노인이 된 어느 날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캡쳐]

레거시 미디어를 뒤로 하고 유튜브 시청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국내 가전 양사의 유튜브 컨텐츠 전략을 알아봤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삼성전자는 ‘인생’, ‘시간’과 같은 철학적인 주제로 화제몰이를 한 반면 LG전자는 제품의 특장점을 강조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 코리아’ 공식 유튜브에서 제일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2023 비스포크 오리지널 시리즈’로, 2230만회의 조회수와 205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한 여성의 삶을 시간 순으로 재빠르게 훑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는 변함 없이 자리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시청자는 “울컥하는 마음이 들 정도”라고 표현했다. 다른 시청자도 “감명 깊었다. 사건의 흐름과 플롯의 연결성이 예술적이다”라고 평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광고인지 영화인지 모르겠다”며 “역시 삼성이다. 냉장고는 늘 곁에 머물며 삶의 매 순간을 담고 있다는 의미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관계자 A씨는 본지에 “해당 영상은 상품이 함의할 수 있는 철학을 강조한다”며 “겉으로 보여지는 제품의 특장점 뿐만 아니라 비물질적 가치를 강조하는 영상”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홍보 전략이 바람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A씨는 “전략은 선택하기 나름”이라며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매체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상품의 특장점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판매 사원이 전국 각지에 있다면, 상품 자체의 장점을 강조하는 영상을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철학이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영상물’이라는 매체에 담아내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해석된 심청전의 주인공 심청이 바다에 뛰어들기 전 결심을 다지는 모습. [사진=LG전자 공식 유튜브 캡쳐]
재해석된 심청전의 주인공 심청이 바다에 뛰어들기 전 결심을 다지는 모습. [사진=LG전자 공식 유튜브 캡쳐]

LG전자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영상도 ‘세계 속의 한국’과 ‘꿈의 현실화’ 같은 추상적 가치를 담고 있다.

LG전자의 유튜브 채널에서 1위를 기록한 영상은 ‘LG gram 360’ 제품을 활용해 심청전을 재해석하고 싶어하는 한 재외동포 여성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돕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611만회의 조회수와 1171개의 댓글이 달린 이 영상에 대해 다수의 시청자는 영상의 의의에 대해 긍정적 해석을 내놨다.

한 시청자는 “심청이가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수동적인 행위가 아닌 결박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마음에 든다”라고 평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디즈니에서 심청이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채널 모두 유튜브의 특징을 극대화한 영상은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유튜브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시청자가 영상 링크를 공유하거나 댓글을 달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삽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유튜브의 특성을 활용한 컨텐츠가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유튜브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데럴 이브즈도 저서 ‘유튜브 공식(Youtube Formula)’에서 뉴미디어에 대해 “사고방식을 ‘많은 조회수를 얻어야겠다’가 아닌 ‘사람들 입의 많이 회자돼야 한다’로 바꿔야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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