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정리는 하나銀, 충당금 적립은 국민銀이 톱...'발등의 불' 건전성 관리에 나선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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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정리는 하나銀, 충당금 적립은 국민銀이 톱...'발등의 불' 건전성 관리에 나선 은행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9.1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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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2분기에만 7215억원 어치 부실채권 매각
하나은행이 1918억원을 매각해 가장 앞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약 2조원 수준
국민은행이 7682억원을 쌓아 시중은행 중 최고
"외부 위험요인 인지하고 있고 아직은 감내할 만한 수준"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고금리 및 경기침체 여파로 하반기 경제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시중은행이 앞다투어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부실채권을 서둘러 상·매각하는가 하면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를 언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또 경기침체가 한번 발생하면 긴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중은행은 긴 호흡으로 이를 바라보고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선제적으로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은행 부실채권 매각현황'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올해 2분기에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7215억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2411억원에 비해 무려 199.25%나 급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2분기에만 1918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해 5대 은행 중 선두를 달렸다. 뒤이어 농협은행이 1871억원, 우리은행이 1388억원, 신한은행이 1177억원, 국민은행이 861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은행은 통상 채권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해당 부실채권을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매각하거나 장부에서 아예 지우는 상각 조치를 단행해 손실을 메꾼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은행권은 대손충당금 또한 큰 규모로 마련하고 있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1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8% 증가했다.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규모로 대손충당금을 쌓은 은행은 7682억원을 쌓은 국민은행이었다. 뒤이어 신한은행이 4487억원, 우리은행이 4402억원, 하나은행이 3605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했다. 

대손충당금이란 경기 상황 악화에 따른 거래처의 부도 등으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을 의미한다. 

대손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당장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익으로 잡혀 '어닝 서프라이즈'를 종종 맞이하기도 한다. 

건전성 관리를 위한 은행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 부실 규모가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2분기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2분기에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은 약 4조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1조 7천억원 증가했다. 

외부요인으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손상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지적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새마을금고 사태, 부동산 PF 등 여러 사태를 겪으면서 충당금 전입 등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충당금을 쌓고 부실채권을 정리해나가고 있어 아직은 감내할 만한 상황"이라며 "향후 한계기업 증가 등 각종 지표를 모니터링해 더욱 잠재 위험요소를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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