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인도네시아 방문 이유는..."디지털·전기차 등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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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인도네시아 방문 이유는..."디지털·전기차 등 기회의 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9.0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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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구광모 신동빈 구자은 등과 함께 기업인 20여명 참석
- 고려아연, 현대차와 니켈 관련 사업 제휴...현지 니켈 확보 나서
- SK엔무브, 현지 윤활유 관련 합작공장 가동 중...현지 점검
-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4번째 대(對) 한국 광물 수출 국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함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 20여개 기업 CEO(최고경영자) 및 대표들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집결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배터리 소재 니켈 확보에 나서며,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현지 윤활유 관련 사업을 점검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순방에 맞춰 열리는 경제인 협력 행사에 참석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인구 2억 7700만명은 물론 니켈 세계 1위-코발트 세계 2위 생산량 등 자원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산업 전반의 '탈중국' 흐름 속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거대 인프라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박준 대한상공회의소 아주통상팀장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한국의 13번째 교역대상국이자 4번째 대(對) 한국 광물 수출 국가로 우리의 광물 수입은 2022년 총 49억77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수교 50주년이자 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된 올해를 기점으로 신도시, 공급망, 디지털, 전기차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 등 한국 기업인들은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현지 기업 대표들과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산업별로 공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등을 교환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양국 경제인 40여명이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에서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경제협력 성과에 대해 평가한 뒤 △공급망 강화 △글로벌 아젠다 대응 △미래세대 교류 등 새로운 50년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측 주요 기업인들은 인도네시아와 인연이 깊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국 자동차의 불모지였던 동남아 시장을 뚫기 위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였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에만 인도네시아를 3번 방문했고 매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면담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일본 자동차가 독식한 자국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을 반겼다. 한국에 오면 정의선 회장과 단독 면담을 갖기도 했다. 

그 성과가 지난해 자카르타 인근에 준공한 현대차 최초의 동남아 공장이다. 현재 연산 15만대 규모이며 향후 25만대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 공장도 지난 4월 준공해 내년 본격 생산에 나선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전기차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트카 운영과 함께 자카르타 주요 지역 옥외 광고판에 202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또 현대차는 제43차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자카르타에서 K-컬처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카'를 활용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벌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가전부터 배터리에 이르는 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다. 

LG전자는 1990년 인도네시아에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을 만드는 합작 공장으로 처음 진출했다. 현재 LG이노텍·LG CNS·LG화학·LG에너지솔루션까지 진출해 생산 공장만 4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도네시아 투자를 검토한다. 유통, 화학 사업을 잇따라 철수한 중국의 대안으로 동남아 투자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총 5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종합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라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50%를 담당한다. 신동빈 회장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수차례 면담을 통해 20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부여받았다. 롯데마트는 2008년부터 도소매점 50개를 운영 중이고, 2013년엔 자카르타에 롯데 복합쇼핑몰도 지었다. 

LS전선은 2018년 현지 AG그룹과 합작한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했다. 구자은 LS 회장은 최근 "향후 저압 전선뿐 아니라 중압, 고압 전선까지 만드는 종합전선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동 생산업체인 LS엠엔엠은 칠레 다음으로 많은 양의 동광석을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인도네시아 첫 진출을 시도한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현대차그룹과 니켈 관련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최윤범 고러아연 회장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 등 약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자원 안보 차원에서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있어 고려아연은 현지에서 채굴한 니켈 원광을 가공해 중간재 형태로 국내 반입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그 일환으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인 켐코(KEMCO)를 설립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SK그룹을 대표해 현지 행사에 참여하는 한편 현지 사업을 점검한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지크(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엔무브]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지난 5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지크(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엔무브]

SK엔무브는 SK에너지에서 윤활유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한 회사다. 윤활유의 주 원료인 윤활기유(Base Oil)를 중심으로 윤활유(Lubricant)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동부 리아우주 두마이시에 세운 윤활기유 합작 공장이 있다. 2006년 업계 최초로 동남아에 세운 공장이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6일 '한국-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의 광물자원, 특히 니켈과 희토류를 기반으로 한 공급망 협력을 강조하며, 아세안 지역을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가 준비 중인 누산타라 신도시 이전과 관련해 모빌리티 등 디지털 분야와 스마트시티 건설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1973년 수교 당시 1.8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40배 이상 증가한 26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투자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평균 19.6% 이상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투자 국가로 인연이 깊다. 우리나라는 1968년에 인도네시아에 임업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니켈뿐만 아니라 세계 2위 주석이나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처로써 인도네시아와의 공급망 협력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는 상호보완적인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 네트워크를 고도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그 바탕은 공급망 협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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