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점포폐쇄 움직임 더뎌지고, 탄력점포 늘고...당국 압박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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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점포폐쇄 움직임 더뎌지고, 탄력점포 늘고...당국 압박 통했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8.2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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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준 65곳 영업점 문닫아
반기 100곳 이상 폐점하던 작년과 비교하면 감소세 둔화
내실화 방안 시행 이후 폐쇄 움직임 급격히 줄어
"올해 하반기도 폐쇄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급격하게 점포를 줄이던 시중은행이 폐쇄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과거와 비교하면 폐쇄 움직임은 확연하게 더뎌지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이 점포 폐쇄의 대안으로 내세운 탄력점포의 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마구잡이로 점포를 폐쇄해 금융 취약계층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금융당국의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은행권이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점포 수는 작년 말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출장소를 포함한 국내 점포 수는 올해 상반기 2818곳이었다. 작년 말 2883곳에서 65곳 감소한 수치다. 

점포 폐쇄 움직임을 주도한 건 KB국민은행이다. 우리은행이 5곳을 폐쇄하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곳을 늘린데 반해 나홀로 62곳을 문닫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직 효율화를 위해 사전에 계획했던 대로 폐쇄했으며, 작년에는 국민은행보다 타 은행이 점포를 더 많이 줄였다"며 "경영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누가 정답이라고 할 순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 움직임이 작년에 비해 더뎌지고 있다. 4대 은행의 2021년 말 점포 수는 3079곳이었는데 6개월 뒤인 2022년 상반기는 2943곳을 기록해 총 136곳이 줄었다. 반기마다 100곳 이상 점포가 사라졌지만 작년 하반기 기준 60곳이 폐쇄된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65곳이 줄어들어 감소세가 확연히 더뎌졌다. 

이는 은행권이 디지털화에만 초점을 맞춰 노인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보여진다. 작년 9월 강만국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점포 폐쇄가 은행의 경영 자율성이라고는 하나 은행이 적자도 아닌데 단순히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은행 거래증가를 이유로 점포를 폐쇄한다는 것은 은행이 가진 공공성은 배제한 채, 스마트폰과 자동현금인출기 사용이 불편한 금융소외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 서비스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4월 이후로 보면 감소세 둔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점포 폐쇄를 주도했던 KB국민은행조차 6월 이후에는 단 1곳도 폐점하지 않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3곳, 1곳의 출장소를 폐점한 것을 빼곤 어느 곳도 영업점을 폐쇄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시중은행이 최근 점포 폐쇄를 주저하는 이유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내실화 방안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부터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내실화 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폐쇄를 결정하기 전 이용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체 수단을 마련하거나 폐쇄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절차가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셈이다. 

이와중에 은행이 점포 폐쇄 대안으로 내세웠던 탄력점포 역시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탄력점포는 903곳을 기록했다.  한 달 전 893곳에서 10곳이 늘어난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사회적 역할이 화두가 돼고 있고 내실화 방안까지 마련되면서 점포 폐쇄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폐쇄하는 지점은 손에 꼽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19 이후 급속도로 비대면화가 진행되면서 지금까지 많은 영업점이 없어진 건 사실"이라며 "내실화 방안 때문에 점포 폐쇄하기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으로선 미래에 대해 속단할 순 없다"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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