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잼버리 사태..무책임한 정치권에 바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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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잼버리 사태..무책임한 정치권에 바쁜 기업들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08.07 18: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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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전투”

“야영대회가 아니라 각자 살아남아야 하는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사전 준비 미비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급기야 ‘밈(meme)화’되어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일찌감치 새만금 캠핑장에서 조기철수해 평택 미군기지로 이동했다.

그럼에도 이 사태를 책임지고 마무리해야할 정치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의 반댓말은 각자도생이란 말이 있다. 새만금 현장은 각자도생 그 자체다. 즐거운 추억을 기대하며 전세계에서 모인 청소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각개전투로 버티는 중이다.

정부여당은 전정권에서 시작한 일이라며 책임을 미루고, 야당은 정부 여당이 사건 축소에만 급급하다고 지적에 소모적인 공방전만 이어지는 중이다.

정치권에서 미루는 책임 탓에 오히려 바쁜 쪽은 국내 기업들이다.

삼성・LG를 필두로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잼버리 현장에 물적 인적 자원 지원에 여념이 없다.

삼성은 지난 4일 저녁에는 음료 20만 개를 현장에 보냈고, 5일에는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과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 지원 등에 나섰다. 6일에는 임직원 150명까지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잼버리 후원사로 참석자들에게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지급한 바 있다. 보조배터리는 개당 4만~7만원대로, 이미 17억~30억원어치 물품을 지원했다.

LG는 생수 3만병과 이온음료 2만병 총 5만병을 지원할 예정이며, 넥쿨러 1만개를 비롯해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등을 제공하고 냉동탑차 6대를 투입했다. 

LG유플러스는 대회 기간 동안 무료 충전스테이션을 상시 운영하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무선 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를 제공했다.

자국에서 진행되는 국제적인 행사에 자국 기업들이 발벗고 나서서 돕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적면에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준비 기간이 급박하지도 않고 이미 예산이 확보된 행사가 준비 미비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는 수준에 그쳤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 사태의 수습을 위해 민간의 사기업들까지 나서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잼버리 사태를 지켜보는 수많은 국민들도 국가의 행정력 미비로 일어난 일을 사기업의 자본과 인력을 동원해 수습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이다. 

기사를 마무리하는 즈음, 태풍‘카눈’의 경로 변경으로 잼버리 전원이 새만금 야영지에서 철수한다는 속보가 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최악의 결말이었다. 

잼버리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정치권에서 그토록 서로 미루던 책임의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잼버리 행사에서 최악의 경험만 하고 간 아이들의 기억과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민간 기업에서 수습하는 웃지 못할 선례는 누가 책임질까.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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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2416 2023-10-15 23:17:04
http://kin.naver.com/qna/detail.naver?d1id=6&dirId=60218&docId=403579229&page=1#answer5 자유민주주의 검찰공화국? http://kin.naver.com/qna/detail.naver?d1id=6&dirId=61303&docId=449411062&page=1#answe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