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보안 강화…'대리와의 전쟁'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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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스토리' 보안 강화…'대리와의 전쟁' 칼 빼들었다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7.26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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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PC' 시스템 악용한 대리 행위 근절 위한 보안 업데이트
'비활성화 ID' 악용 가능성 제기되자...넥슨 측 발빠른 대처
메이플스토리. [이미지=넥슨]
메이플스토리 이미지. [이미지=넥슨]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 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묘수를 내놨다. 

2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넥슨 ‘메이플스토리’가 오는 8월 10일 보안 서비스 ‘그린 PC’ 시스템을 업데이트한다.

해당 시스템은 유저가 자주 접속하거나 직접 지정한 PC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는 보안 프로그램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가 사용하는 PC는 보안 등급에 따라 ‘그린’, ‘옐로우’, ‘레드’ PC로 분류된다. 

보안 등급이 가장 높은 ‘그린’ PC 에서는 모든 종류의 교환이 가능하고, ‘아이템 잠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이 적용된 아이템은 판매, 강화, 버리기가 불가능해진다. 잠그기 해제는 오직 ‘그린 PC’에서만 가능하다. 사용 PC의 보안 등급을 ‘그린 PC’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넥슨 OTP를 사용하거나 해당 PC에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그 다음인 ‘옐로우 PC’ 에서는 교환이 가능하지만, ‘아이템 잠금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별도의 본인인증을 거치지 않고, 같은 ID로 일정 기간 반복 접속한 이력이 남은 PC는 자동적으로 ‘옐로우 PC’로 설정된다. 

‘레드 PC’는 보안 등급이 가장 낮은 PC다. 자주 접속하지 않은 PC에서 로그인 할 경우 해당 보안 등급으로 설정된다. 이 PC에서는 메이플 옥션, 1:1 교환, 택배와 같은 모든 종류의 교환이 불가능하고 필드에 아이템을 버릴 시 즉시 소멸한다. 

메이플스토리의 그린 PC 시스템. [이미지=넥슨]
메이플스토리의 그린 PC 시스템. [이미지=넥슨]

위와 같은 제도가 도입된 지 3년만에, ‘레드 PC’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예고됐다. 업데이트가 적용되는 8월 20일 부터 ‘레드 PC’ 에서는 경험치 획득량과 아이템 드롭률이 50% 감소한다. 이와 더불어 ‘무릉도장’과 주간 및 월간 보스 입장이 불가능하다. 

넥슨 측은 해킹 및 계정 도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변경점을 적용한다고 밝혔으나, 대부분의 유저들은 해당 업데이트를 ‘부주’의 대리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넥슨의 처방으로 해석하고 있다. 

‘부주’는 게임 계정의 실질적인 주인은 아니지만, 부수적으로 계정을 관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계정의 실 소유자인 ‘본주’가 ‘부주’에게 일정 금액을 제공하면, ‘부주’는 그 대가로 ‘본주’의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공략이 어려운 보스 몬스터를 대신해서 잡아준다. 

해당 거래는 ‘메이플스토리’ 운영정책에 반하는 행위이다. 운영정책에는 "현금이나 현물을 받고 다른 고객의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 최대 90일의 게임 이용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 대리 행위가 게임 내에서 횡행했다. 고레벨에 도달할 시 재미가 떨어지는 사냥 콘텐츠나, 보스 레이드에 있어 핵심적인 장비를 제공하는 던전 콘텐츠 등을 대리 유저에게 맡기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특히 최근에 추가된 6차 전직이 문제가 됐다. 부담스러운 경험치 요구량에 난색을 표한 많은 유저들이 캐릭터 육성을 위한 대리 유저를 물색했다.

보안을 위시한 ‘그린 PC’ 시스템이 오히려 악용됐다. ‘본주’가 ‘부주’에게 대리 육성을 맡길 때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부주’가 악의적으로 ‘본주’ 캐릭터의 아이템들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드 PC’에서는 오히려 이런 위험 부담이 없어진다. 아이템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ID 보안’을 위해 성립된 시스템이 ‘대리 행위 보안’에도 한 몫 하는 꼴이 돼버렸다. 

상황이 이러자 넥슨 측에서 메스를 꺼내 들어 보안 시스템을 손 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비활성 ID’를 통해 여전히 안전한 대리 운용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 ID를 비활성화 시키면, 해당 ID를 통한 물품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활성화와 비활성화가 유동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리를 맡길 때 잠시 ID를 비활성화 시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악용이 가능하는 얘기다.

메이플스토리 공지사항. [이미지=넥슨]
메이플스토리 공지사항. [이미지=넥슨]

넥슨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오늘 오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공지 게시판을 통해 ‘그린 PC’ 변경과 더불어 ‘비활성화 ID’와 관련해 패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8월 10일 이후로는 비활성화 된 ID로 게임에 접속할 수 없게 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저 피드백을 발 빠르게 받아들이는 넥슨 측의 움직임이 돋보인다"라며 "다만 대리 행위의 근절을 위해서는 유저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시스템 또한 손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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