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한 보험시장 속…디지털 손보사 현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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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한 보험시장 속…디지털 손보사 현 위치는?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7.1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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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디지털 손보사 적자...수익구조 한계
다만 신상품 출시, 장기보험 판매 노력 지속
데이터 활용한 신상품 개발 등...향후 성장성↑
[출처=각 사]

상반기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실상은 여전히 안개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도 수익구조 한계에 부딪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다만 잠재 성장성은 높다는 평이다. 장기보험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된다면 향후 디지털 손보사가 안개를 걷고 보험업계에 ‘메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디지털 보험이란 보험 전반에 걸쳐 디지털 기술 및 데이터 분석을 적용하고 디지털 수단을 통해 소비자에게 디지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보험상품·서비스라고 정의한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사업 면허를 가지고 디지털 보험을 직접 개발·판매하고 디지털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1분기 디지털 손보사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지주 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 순익은 각각 –9억원, -8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장기보험 상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비용이 많이 들어갔다”며 “현재 장기보험 신상품 출시, 판매 채널 확대 등을 계획 및 실행하고 있는 초기 단계 상태다”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1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역시 –85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보험업계에 처음 진출한 사례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적자 원인은 낮은 수익성 구조로 꼽힌다. 디지털 보험사의 상품은 대부분 미니보험이다. 미니보험은 소액의 보험료와 짧은 기간이 큰 특징이며 온라인 판매에 적합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기간이 짧은 탓에 자산운용 어려움이 크며, 보험료가 낮은 만큼 손해율 관리도 까다로운 편이다. 전통 보험사는 장기보험 이익을 기반으로 자산운용 수익을 구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는 초기 사업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미니보험을 판매하기 때문에 전통 보험사보다 자산을 운용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이제는 대형 보험사들도 단기납 상품, 미니보험 등을 판매하면서 디지털 보험사가 살아남기는 더욱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전망은 밝다. 디지털 손보사들이 구조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장기 위주의 상품을 내놓고,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등 사업모델 다각화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EZ손보는 올해 처음으로 장기보험 상품을 내놨다. 상품명은 ‘운전자보험은 신한이지(무배당)’으로 최대 20년 만기다. 운전자보험은 손해율이 낮고 장기보험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캐롯손해보험도 지난해 말 장기인보험 상품인 어린이보험을 선보였다. 올해 3월에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마음케어모듈’을 개발하기도 했다.

생활밀착형 상품 개발 등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달에 ‘해외여행보험’을 내놨다. 출범 후 약 7개월 만에 두 번째 상품이다. 이 상품은 무사히 귀국하면 보험금을 돌려주는 게 특징이다. 강점인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보험금 청구 등의 과정을 간소화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달 출시한 해외여행보험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비행기 지연 보상, 모든 해외 여행자 안전 귀국 환급금 등 소비자 관점에서 필요한 맞춤형 보험을 내놓은 점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추구하는 방향에 집중해 기존 상품을 강화하고, 향후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디지털 손보사의 성장성은 편의성과 상품 개발 등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접근이 용이하고, 보험 과정이 간편한 점이 큰 특징이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보험상품 판매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

또 이러한 접근성과 편리성은 시·공간과 관계없이 서비스를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의 소비 특성과 맞물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상해·질병 암보험 등의 연령대별 온라인 채널 가입 건수 비중은 30대 이하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보험사의 주요 고객인 20~30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 차량 구매 등에 따른 추가 보험 가입 수요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기술 적용으로 사업모델 확장 가능성이 크다. 수집된 데이터로 소액·단기·특정 계층 대상 보험과 시간·맞춤형 보험상품을 개발하기 유리한 편이다. 운동 트레이너, 여행객 대상 보험상품, 스타트업 관련 기업 보험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BM혁신연구실은 “디지털 보험사는 타사와 명확히 차별되는 간판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이 이해하기 쉽고, 가격경쟁력이 높은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빅테이터 확보와 요율 산출 능력, 신기술 활용 능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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