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신한투자증권, 라임사태 딛고 자산관리 영광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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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신한투자증권, 라임사태 딛고 자산관리 영광 되찾을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2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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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이후 WM 점유율 반토막
김상태 대표 체질개선 주문…직접 지휘
MZ고객 마케팅 확대...기업포럼 병행
김상태 대표이사 사장. [출처=신한투자증권]<br>
김상태 대표이사 사장. [출처=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이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때 10%대에 근접했던 WM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라임사태 이후 반토막 났다. 작년 점유율은 여전히 5%대로 떠나간 고객 마음을 되돌릴 묘수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그러한 회사는 지난 3월 김상태 사장(전 미래에셋증권 IB총괄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WM 부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김 대표는 새로 신설한 자산관리부문장을 직접 맡으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해 회사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영업순이익(펀드판매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신탁보수) 148억원을 거뒀다. 작년 동기 대비 9.2%(15억원) 하락한 크기로 전체 영업순수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3.8%다.

회사의 WM 시장 점유율은 5.2%로 전년 대비 0.2%p 늘어났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상승세다.

다만 지난 2019년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기 전 점유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크기다. 회사의 자산관리 점유율은 지난 2016년 5.2%, 2017년 7.1%를 기록하더니 2018, 2019년 9.9%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듬해 점유율은 6.1%까지 떨어진다. 펀드판매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신탁보수 모두 하락했다. 지난 3년(2019~2022년)간 ▲신탁보수 52%(162억원) ▲펀드판매수수료 50%(249억원) ▲자산관리수수료가 15.2%(33억원)씩 내렸다.

당시 회사는 라임펀드 최대 판매 증권사로 불완전 판매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3월 열린 1심에서 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중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한 유죄(벌금형)를 인정했으나 불건전 영업행위 부분은 무죄 판단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법적분쟁은 마무리됐다.

회사는 작년 연말 또 다른 환매중단 펀드인 독일 헤리티지 펀드 손실 100%를 보상하면서 불완전판매 부담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2020년 라임 소방수로 선임한 이영창 전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 단독 대표로 선임된 김상태 사장은 자산관리 영광 되찾기에 나섰다. 연초 신년사에서 김 대표는 “고객 중심으로 WM 사업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느냐에 신한투자증권 미래가 달려 있다”며 “’고객 중심'을 최우선 가치로 자산관리사업 체질을 완벽하게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에서부터 2021년, 2023년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 광고 모델. [출처=신한투자증권]

이후 지난 2월 김 대표는 자산관리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기존 3개 WM 그룹(자산관리영업그룹, IPS그룹, 디지털그룹)을 자산관리부문 산하로 통합했다. 조직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자산관리부문장은 김 대표가 직접 맡았다. 김 대표가 이끄는 WM 부문은 최근 20·30대 젊은 투자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상속, 증여, 대입 컨설팅 등 주로 중·장년층 대상 서비스를 내놓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203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약 60%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역할을 맡게 된다. 상속·증여 등을 통해 부모 세대로부터 부가 이동하면서 자산관리 수요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배경 속 김 대표가 지휘한 WM 부문의 첫 성과는 새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개편이다. 지난달 새 MTS 서비스 ‘신한알파 3.0’를 선보였다. 반년간 고객의 소리(VOC), 설문조사, 자문단 인터뷰 등을 거쳐 고객 니즈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신한알파 3.0’은 MZ세대 니즈에 맞춰 ‘알아서 챙겨주는’ 투자메이트 기능을 접목했다. MTS는 알람을 통해 보유 종목이나 관심종목, 매매 진행 중인 상품에 대한 주요 내용을 알려준다. 또 연금저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절세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연간 납입한도, 추가 납입 가능 금액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톡톡 튀는 자산관리 캠페인도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을 만나면 핑크빛 계획이 되고’라는 콘셉트로 어렵고 낯선 자산관리가 신한을 만나 ‘핑크빛’으로 변한다는 ‘자산이 알파만파’ 캠페인이다. 

최근 서울 강남역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다음 달 2일까지 운영되는 ‘핑계고’는 이번 캠페인을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학교 콘셉트의 공간이다. MZ고객들이 자산관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해외주식 OX 퀴즈, 자산관리 학력 모의고사 등의 활동으로 구성됐다.

그러면서 기업의 키맨(Keyman)을 대상으로 한 포럼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 기업 리더들의 교류장 ‘부울경 신한알파포럼’을 론칭했다. 지역 최고경영자 및 재무책임자를 초빙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인사이트와 인적·지적 교류장을 제공한다.

지난 28일에는 한국 바이오기업 리더를 위한 교류장 ‘신한 바이오커넥트 포럼’을 개최했다. 이달부터 11월까지 총 5회 강연으로 진행되는 포럼은 매회 저명 석학과 자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강연이 이뤄진다.

다만 체질 개선에 나선 곳은 신한만이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이 네이버와 손잡고 만든 ‘네이버통장’은 이달 잔고 2조원을 돌파했다. 20·30대 가입자 비중이 63.9%로 과반을 넘는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도 MZ세대 관련 WM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점유율 회복 과정이 평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중심 관점에서 자산관리부문을 신설하여 범 리테일 관련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3개의 자산관리유관그룹을 부문 하에 통합했다”며 “고객 중심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고객별 맞춤 상품, 서비스를 명확히 연결해 운영하는 경쟁력 있는 고객 관리 및 조직 운영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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