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로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에 맞게 지난 3년간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관리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 달성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개사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조5800억원으로 2020년 6월(2조3900억원)보다 3.6배가량 급증했다.
이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에서 30.4%로 13%p 상승했다.
올해도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을 위해 해당 상품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지난해 목표치(25%, 25%, 42%)보다 각각 0.5%p, 0.7%p, 0.2%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올해 전체 인터넷전문은행 공급 규모 중 절반 이상을 책임지면서 포용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대출없이 중저신용만 공급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올해 1분기 중저신용 대상 대출 공급 규모는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5.7%로 지난해 말(25%) 대비 소폭 상승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오는 26일 공시할 예정이다.
각 사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 부실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1.481%와 2.099%로 지난해 같은 기간(0.612%, 0.059%)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해 2월 1.687%에서 3.597%로 큰 폭 상승했다.
시장 불안정세로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당초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축소는 안 된다"라는 입장이었지만 연체율 상승 추이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 달성과 연체율 관리의 사이에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