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업황 악화 불가피...'투자일임업'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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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하반기 업황 악화 불가피...'투자일임업' 구원투수 될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5.1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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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자마진 하락하고 대출 역성장할 듯...비이자이익 끌어올려야
은행권,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 요청...증권업계는 '반대'
주요 시중은행.
주요 시중은행.

은행권이 올해 하반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대출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리는 일이 은행권에 숙제로 주어진 가운데, 투자일임업이 활로가 될지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기존 수익구조로는 더이상 은행이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면서 "정부가 투자일임업 관련 규제를 완화해 은행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리가 높아지며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수요가 감소해 은행의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CD금리와 신규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부터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하락하는 것이 비단 NIM만은 아닌데, 원화대출도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미국은행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은행의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평균 12%를 기록해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미국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인 30.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비중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 등으로 인해 대출규모가 늘어난 상황 속에서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빠른 속도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4월말 기준 124조879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 대비 한 달간 1조7346억원 빠진 규모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일임업은 고객의 위임을 받아 투자자 개별 계좌별로 대신 자산을 운용해주는 것이다. 현재 은행은 투자일임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투자일임업이 전면 허용돼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투자일임업이 허용되면 소액투자자나 은퇴자, 고령자를 포함한 모든 고객이 본인 니즈에 맞춤형 투자일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판매수수료 중심에서 관리 운용 보수 중심의 사업모델로 전환돼 고객과 은행 모두 윈윈이 되고 경기변동에 따른 손익변동성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다만 증권업계의 반발은 은행권이 넘어야 할 숙제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증권업계의 핵심 업무를 은행권의 안정적 수익 확보만을 이유로 허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또 은행과 증권사 간 고객 성향 차이를 고려할 때 신뢰와 안정성에 중심을 둔 은행 고객과 관련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권이 증권업계의 반발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방안과 증권업계와의 차별화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연합회 측이 건의한 투자일임업과 관련해선 특정 업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동일기능-동일리스크-동일규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권이 투자일임 허용에 따른 리스크와 이에 따른 관리방안, 기존 증권업계와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가능성에 대해 추가 검토해 준다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TF와 실무작업반에서 재차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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