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푸르덴셜증권 영업권 ‘0원’ 처리…시너지 효과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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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푸르덴셜증권 영업권 ‘0원’ 처리…시너지 효과 끝났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4.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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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권 187억원 전액 상각
합병 이후 3차례 연간 적자
한두희 체제 전환…그룹 시너지 추진
[출처=한화투자증권]
[출처=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 영업권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지난 2012년 사업결합에 따라 발생한 영업권으로 합병 이후 3차례 연간 적자를 내는 등 더 이상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한두희 대표 체제로 전환한 회사는 한화그룹 계열사 간의 새 시너지 효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갖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 및 자산운용을 3400억원에 인수 결정했다. 이후 2012년 9월 흡수합병 절차를 마치면서 영업권 187억3700만원이 발생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순자산가치 외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무형자산으로 인식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영업권이 0원이라는 건 인수 당시 가치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회사는 합병 당시 리테일·자산관리 부문에서 푸르덴셜증권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푸르덴셜증권의 전문인력과 지점을 흡수하면서 100곳이 넘는 전국 지점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는 “기존 주식 위탁영업 역량에 푸르덴셜투자증권의 강점인 고객 자산관리역량(채널, 영업인력, 고객 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리테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됐다”는 기대감을 밝혔다.

합병 이후 회사는 즉각적인 시너지를 냈다. 자산관리 수수료는 합병 전 2011년 1억7600만원에서 이듬해 18억1900만원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도 2011년 2.2%에서 2012년 2.6%, 2013년 3.0%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러한 합병효과는 2015년 발생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이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회사는 2015년 자체 헤지 ELS 발행량을 1조9000억원까지 늘렸으나 갑작스런 홍콩증시 부진에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이 여파로 2015~2016년 두 해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 수를 감축했다. 2012년 합병 당시 두 배로 늘어난 지점 수(94개)는 2015년 54개, 2016년 50개 등으로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지점수는 43개로 합병 이전보다 적은 수를 기록했다.

[출]
[출처=한화투자증권]

같은 기간 리테일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점유율도 하락했다. 2013년 3%까지 올랐던 위탁매매 점유율은 2015년 1.8%로 하락한 이후 2016년 2.3%, 2017년 2.3% 등 합병 이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회사는 또 한 차례 적자를 냈다. 작년 연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유동화증권 관련 1심 결과가 뒤집히면서 500억원대 배상액을 가지급한 영향이다. 

이러한 배경에 회사는 지난 4분기 10년간 유지했던 푸르덴셜투자증권 영업권 187억3700만원을 0원으로 전액 손상 처리했다. 187억원이 모두 영업외비용으로 손실 처리되면서 순이익 적자폭을 소폭 키우기도 했다.

이 여파로 회사의 연결 기준 무형자산은 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하락했다. 다만 전체 자산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3%로 낮은 편이다. 남은 영업권은 지난 2019년 HFT증권(파인트리증권) 인수에 따라 발생한 7억7800만원이다.

지난 3월 한두희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회사는 한화그룹과의 시너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한화생명보험 투자사업본부장,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 한두희 대표 내정자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보험사 투자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적에도 우리은행, 한화투자증권, 한화생명과 함께 '디지털 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해 온 경험이 있다. 연초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투자증권과 함께 방산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소개한 기자간담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권은 언젠가 상각했어야 하는 비용이었다. 지난해 영업권 손상 차손검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회수가능액이 적다고 판단해 전액 상각 처리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향후 WM본부와 트레이딩본부는 안정적인 손익구조 구축을 통해 시장영향과 무관한 흑자구조를 확보하고 IB본부는 부동산PF를 넘어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ESG경영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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