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한류]② 금융당국 지원사격...K-은행, 글로벌 시장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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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한류]② 금융당국 지원사격...K-은행, 글로벌 시장서 '훨훨'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3.2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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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국내 금융산업 해외 진출 위해 적극 지원
금융사 해외자산 크게 늘어...美·동남아서 호실적
신한베트남은행, 리테일 대출자산 크게 증가

우리나라 은행들이 해외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이자이익만으로는 외형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각종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은행들 역시 리스크에 대응하는 한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구촌 곳곳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주요 시중은행 본사.
주요 시중은행 본사.

금융당국, 국내 금융사 해외 진출 총력 지원 

우리나라 은행권의 해외 시장 공략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융당국은 주요 업무계획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발표했는데, 이와 같은 금융당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은행권이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5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아시아 대표 금융중심지인 싱가포르를 찾을 예정이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2월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상반기 중 싱가포르·런던 등 국제금융 허브에서 금융권과 공동 IR을 개최하고 글로벌 신규진출과 영업 애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국내 금융산업이 실물경제 발전에 기댄 성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당국은 '금융국제화 대응단'(가칭)을 출범하고 매달 업권별 글로벌화를 위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윈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첫 공개회의를 '금융규제혁신회의'로 정하고 '금융의 BTS'가 나오도록 금융권의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은행권은 해외에 진출한 은행 법인이 비금융 자회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15% 출자 제한'을 풀어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B 파이낸스·우리 소다라·베트남 우리은행.[사진=법인 홈페이지]
WB 파이낸스·우리 소다라·베트남 우리은행.[사진=법인 홈페이지]

금융사 해외자산, 10년간 4.6배 증가...美·동남아 비중 커져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자산도 10년간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해외 자산 규모는 10조 원 이상씩 증가했다. 주요 투자 지역은 중국·일본에서 미국·동남아로 변화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해 6월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해외 종속기업이 있는 39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금융사에 속한 해외 종속기업 268곳의 올 상반기 총자산은 159조3709억원으로 드러났다. 10년 전인 2012년 상반기 34조2752억원 대비 4.6배(125조957억원) 커진 규모다. 이 기간 해당 금융사들의 총자산 규모가 1910조8446억원에서 4060조2737억원으로 약 2.1배(2149조4291억원) 느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이다.

업권별로 은행의 해외자산은 올 상반기 108조8440억원으로 2012년(30조5951억원)과 비교해 78조2489억원(256%) 증가했다. 증권사는 2조2423억원에서 42조5962억원으로 증감액이 무려 40조3539억원(1800%)에 달했다. 그 밖에 손해보험사는 2조2474억원(337%), 생명보험사는 2조2372억원(338%)억원, 신용카드는 2조896억원 각각 늘었다.

4대 시중은행은 △신한은행(22조8154억원, 180%↑) △우리은행(18조6327억원, 349%↑)△국민은행(17조6197억원, 1679%↑) △하나은행(12조4693억원, 126%↑) 등의 순으로 투자 자산이 많았다.

국내 금융사의 전체 투자액에서 지역별 비중도 변했다. 2012년 상반기 기준 전체 해외 지역의 45.4%(15조5469억원)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중국은 올 상반기 27.3%(43조4479억원)로 18.1%p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일본 내 자산규모도 20.8%(7조1460억원)에서 8.1%(12조8492억원)로 12.7%p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 ‘한한령’ 등 대내외적 리스크로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인 탈(脫)중국 현상이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속적인 저성장으로 투자를 기피하는 국내 기업들의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투자 비중은 10년간 9.3%(3조1970억원)에서 20.3%(32조3830억원)로 11%p 증가했다. 전체 글로벌 지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자 은행 등의 투자도 급성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남방정책’에 따라 동남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5.2%(1조7777억원)에서 13%(20조7826억원)로 7.8%p, 베트남은 4.0%(1조3625억원)에서 11.2%(17조7711억원)으로 7.2%p 늘었다. 캄보디아는 2012년 상반기 0.4%(1353억원)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7.3%(11조6934억원)로 증가하며 네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신한베트남은행]
[사진=신한베트남은행]

신한베트남은행, 베트남서 가장 성공한 외국계 은행

시중은행 가운데 해외법인 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개 해외법인에서 4269억1700만원을 벌어들였다. 2021년(2568억400만원)에 비해 66.2% 증가한 수치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가장 많은 1977억66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해 외국계 은행 중 제일 많은 46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중이다. 일본 법인인 SBJ은행과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각각 1167억3500만원, 457억300만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대비 9.6%, 228%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소매 중심의 영업강화 등 현지화를 지속하며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등 리테일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베트남의 권력 지형이 친중 중심으로 재편된 것을 고려해 베트남으로 치중돼 있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 투자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 상황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친중 성향의 베트남 권력 수뇌부가 이전처럼 외국 금융사에 개방적인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따른다.

이에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의 신시장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는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에 비해 정치적인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은행들이 베트남에서 큰 재미를 봤던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베트남에서 비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해외 거점을 분산시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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