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상반기 공고 안 뜨면 어쩌죠?”...반도체 채용 시장 ‘암울’, 전공자들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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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상반기 공고 안 뜨면 어쩌죠?”...반도체 채용 시장 ‘암울’, 전공자들 곡소리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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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황 악화에 상반기 채용 시장도 ‘한파’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정대로 상반기 채용 진행”
-“안정에 초점, 직무별 채용 규모 줄어드는 곳 있을 것”
-“반도체는 비선호산업...전문직 대비 여전히 처우 부족”
삼성전자의 평택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평택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올 상반기 반도체 시황 악화로 채용 시장에도 칼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채용계획 발표를 앞둔 가운데, 취업을 준비하는 반도체 전공자들은 혹여나 회사측에서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 반도체 채용 규모가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는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대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이나 평판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신규 채용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아래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1~4차 협력업체들은 당장은 신규채용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인사팀 관계자는 “상반기 반도체 시황이 안 좋다 보니 업체들도 채용계획을 예년 대비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직무 분야에 따라 채용 수를 유지하는 곳도 있는 반면, 현저히 줄어드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시황 회복 속도에 따라 4분기쯤 되면 채용 시장도 완화할 수 있지만, 우선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실제 취업 커뮤니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도 이번 상반기 채용을 걱정하는 반도체 전공 구직자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상시 채용을 진행하는 SK하이닉스를 두고 우려하는 구직자들이 많다. “하이닉스는 상반기에 아예 공고를 안 낼 수도 있고, 내더라도 엄청 늦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실적에서 적자를 낸 하이닉스는 하나도 안 뽑는 직무도 있을 거라던데 무섭다”, “회사 상황이 많이 안 좋긴 한가보다. 올해 반도체 생산량을 감산한다고 했을 때 싸하긴 했는데 점점 더 불안해진다”라는 등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일하게 정기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는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3월 안에 공채로 공고가 뜰 텐데, 뽑는 인원은 하이닉스처럼 우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이닉스는 적게 뽑는다 해도 그러려니 하겠지만, 대외적으로 감산 없다고 발표했던 삼성은 어떨지 모르겠다”라는 등 우려의 글들이 쏟아졌다.

◇ SK하이닉스, 일정대로 상반기 채용 진행 예정...삼성전자, 채용설명회 돌입

구직자들의 우려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채용 공고를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집 시기와 채용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내부 수요 및 채용 환경을 고려해 상반기 내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미래 성장을 준비하기 위한 채용 기조는 지속해서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내달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23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반도체 부문 채용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추후 반도체 포함 전 부문을 대상으로 상반기 공개채용 모집 공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예년 대비 규모와 직무별 채용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정대로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 기업·정부 반도체 인재 양성 한목소리 내지만, 실제 구직자들 체감 못 해

정부는 오는 2031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 인재 15만명 양성을 위해 대학 정원과 교원 자격 등 규제를 혁파하고 재정투자를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정부 정책에 공감하며 계약학과 개설을 확대하는 등 반도체 인재양성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 채용 시장에서 구직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 인재에 해당하는 국내 대학생들조차 반도체 분야를 꺼리고 있다. 이번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4개 대학 중 대기업 취업 연계가 가능한 반도체 학과 등록 포기율이 모집인원 대비 155.3%로 집계됐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정시모집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부와 대기업이 나서 반도체 인재 양성책의 일환으로 대학 입학정원을 늘리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부문이 최근에나 취업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뜬 거지 사실 비선호산업으로 인식돼왔다. 의사 등 전문직에 비하면 급여나 처우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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