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ESG 이슈] 해외 기업들 ESG 경영 공시 내용, 다수가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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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SG 이슈] 해외 기업들 ESG 경영 공시 내용, 다수가 부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2.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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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ESG 의도 충분하나 실천 여부 불투명
- 英 셸 이사회, 세계 최초 ESG 전략 결함 소송 당해
Photo: Robin Sommer=Unsplash
Photo: Robin Sommer=Unsplash

기업들 중 0.4%만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책임감있고 신뢰할 만한 전환 계획을 보고했다고 기업환경 공시 및 ESG 지배구조 평가 전문 플랫폼인 CDP가 2월 8일 전 세계 1만 8,606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 관련 보고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CDP는 기관 투자자 및 주주들이 기업 조직의 주요 환경 지속가능성 부문 — 기후 변화, 삼림 파괴, 수자원 보호  등 —의 기여도 및 경영 투명도를 측정 및 감시하는 비영리 단체다. 

2022년 실시한 기후 변화 관련 기업 ESG 운영 현황 조사 결과와 2023년 현재까지 CDP에 제출된 기업들의 CDP 문답 점수지에 기반해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은 CDP 측은 가급적 많은 글로벌 기업 조직체들에게 오는 2023년 4월 17일까지 온라인 DCP 문답지에 응답해 제출해 줄 것을 촉구했다.

기업 조직들은 자산 및 경영 및 총체적 사업 모델을 재정비∙계획하고 2030년까지 지구상 온실가스(GHG) 배출량 절반 수준으로 감축, 오는 2050년까지 모든 온실가스의 배출량 ‘0’ 즉, 넷제로 (Net-zero) 달성, 지구 온도 상승 1.5℃ 제한 등 파리 조약에서 수립된 인류 역사상 가장 야심찬 환경 전략 목표치를 시한 내에 달성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발표된 CDP 측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로 CDP에 기업환경 공시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의 수는 예년에 비해 40% 이상 크게 늘었으나, 2022년 대비 올해에 CDP 문답서를 허술하게 혹은 답을 누락시킨 채로 제출한 기업들의 수가 증가했다. 보고서를 제출한 총 1만 8,600여 기업들 중에서 CDP가 답변을 요구한 지표에 모두 응답한 기업은 81개 업체에 불과해 기업들의 투명 성실한 공시율은 매우 낮음을 입증했다.

또, 응답한 4,100 기업 조직들은 기후 전환 계획을 위한 지구 온도 상승 1.5℃ 제한에 부합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했으나 주주들이 직접 열람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실천 메커니즘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나마 신뢰할 만한 기후변화 전환 계획안을 공개한 0.4%의 극소수 기업들을 포함한 총 6,520개 기업들이 향후 2년 내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전환 대책을 위한 계획안을 수립하겠다는 자진적 의사를 표시했다. 작년 저탄소 전환 계획 수립을 약속했던 기업들 4,000개에 비하면 늘어난 수치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경영적 태도는 한마디로 의도는 있지만 실제 실천 여부는 불확실함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그같은 어정쩡한 태도의 이유는 주로 재정 및 금융 지원의 부족 때문인 것으로 응답됐다.

예컨대, CDP 문답지에 응답한 기업들의 33%가량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ESG 경영 계획에 따른 환경적 위험과 기회에 대한 분석을 잘 파악하고 비교적 세부적인 계획을 공개해 기업들이 자체적인 기후대응 계획을 관리할 거버넌스 체제를 갖출 의도가 있음을 시사했다.

계획안 공개를 가장 충실하게 제공한 업계는 에너지 발전 업계(38%)금융 서비스 업계(35%)인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에 가장 불충실한 업계는 글로벌 환경오염 기여도가 가장 높은 부분으로 지적돼온 어패럴, 석유 연료, 관광∙여행업계로 집계됐다.

또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관련해 향후 기후변화 전환 전략을 뒷받침할 설득력 있는 재정적 세부 계획을 공개한 기업은 3%에 불과했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대처 정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 및 금융 지원 확보로 나타났다.

최근 셸 상대 소송 사례 — 탈탄소 전환에 부응 못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투자자∙주주 손해로 이어질 것 경고

기업들의 탄소제로 목표 달성 준수를 확보하기 위한 CDP 등 단체들의 기업 친환경 계획 및 ESG 경영 공시의 감시 활동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최근인 2월 9일,  다국적 환경법 자선단체인 클라이언트 어스(ClientEarth, 2008년 창설, 영국 런던 본부)는 셸(Shell plc) 다국적 에너지 및 석유화학 기업의 이사회를 상대로 법률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이날 셸 측의 ‘불충분’한 환경전환 전략은 장기적으로 주주 리스크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며 이 기업의 기후전환 대응 계획을 강화하도록 이사회에 요구해 달라고 법원에 제소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책으로써 기업의 이사회를 상대로 직접적 책임을 촉구한 전례 없는 법률 소송 사례여서 주목된다.

클라이언트어스가 선정한 9대 그린워싱 화석 연료 기업 중 셸은 8위를 차지했다. Image source: ClientEarth
2021년 클라이언트어스가 선정한 9대 그린워싱 화석 연료 에너지 기업 중 셸은 8위를 차지했다. Image source: ClientEarth

클라이언트어스의 셸 이사회 상대 소송 소식이 보도되자마자 셸의 핵심 주주인 네스트( Nest) 英 정부 연금제, 런던 CIV 英 지방정부 연금제, AP3 스웨덴 정부 연금펀드, AP 펜션 스웨덴 연금제, 덴마크 단스케 은행 자산운용 및 다니카 연금제 등 기관들이 지지를 발표하고 이번 셸 상대 환경정책 소송이 전 세계 에너지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셸 측은 이사회는 모든 법적 임무를 충실히 엄수했고 기업의 이해를 최우선한 임무를 수행했다며 클라이언트 어스가 제기한 혐의에 반박했다.

셸은 지난 2021년 론칭한 사내 ‘파워링 프로그레스’ 넷제로 전략 계획안에서 3단계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 및 신재생 및 청정에너지 솔루션 투자 사업을 통해서 오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주주 투표를 통해서 전략안 승인을 얻은 바 있다.

셸은 올 초 1월 30일에 최고위 임원위원회 조직 개편을 단행을 발표했다. 올해 7월 1일부로 지난 34년 근무했던 에드 다니엘스 최고경영자가 직무에서 떠나고 와엘 사완(Wael Sawan)이 새 CEO로 임명된다. 또, 다니엘스 CEO가 직접 지휘하던 전략∙지속가능성∙기업 관계 부서가 폐지되고, 기존 이사회 위원 9명에서 7명으로 감축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 축소를 단행한 셸이 이번 소송 사례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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