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버는 메리츠증권, ESG 경영은 ‘글쎄’…MSCI 최저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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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메리츠증권, ESG 경영은 ‘글쎄’…MSCI 최저등급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1.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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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SG 최저등급 ‘CCC’…2년 연속
친환경 금융목표 부재…개정 자본시장법 미준수
[출처=메리츠증권]<br>
[출처=메리츠증권] 

지난 한 해 업계 선두권 실적을 거둔 메리츠증권이 ESG 경영에선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주목 받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1위 지수산출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한 ESG 평가에서 최하위 ‘CCC’ 등급을 받았다.

같은 기간 국내 증권사 중 최고등급(‘AA’)를 받은 삼성증권과의 격차는 다섯 단계다.

메리츠증권이 ESG 경영에 두 손발을 놓은 건 아니다. 2017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왔다. 다만 보고서를 격년 단위로 발간하면서 MSCI 평가 과정에서 데이터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MSCI는 평가 대상기업으로부터 개별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지 않고 오직 공개된 정보(publicly available data)를 기반으로 ESG 등급을 평가한다.

이 같은 배경에 정보 접근성이 더 높은 국내 ESG 평가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말 이뤄진 한국ESG기준원(KCGS) ESG 평가에서 종합 ‘B+’ 등급을 받았다. MSCI 평가에서 격차가 두드러지던 삼성증권과의 차이는 단 한 단계다. 

KCGS 평가에서 메리츠증권의 환경부문 등급이 'C'로 가장 낮았다. 반면 사회가 'A'로 가장 높았고 지배구조('B+')가 이를 뒤따랐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기준 ESG 펀드 판매잔고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친환경 투자분야에서 견조한 성과를 냈다. 가화 태양광 발전사업,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 등 국내외 친환경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출처=MSCI]

다만 타사와 비교해 친환경 투자목표나 방향성이 부재한다. 메리츠를 제외한 10대 증권사 중에선 미래에셋·NH투자·삼성·신한투자·KB증권 등 5곳이 이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2025년 45조원 투자’, 삼성증권 ‘2025년 ESG상품 100개’ 등이다.

국내외 석탄화력 발전소 투자 등을 자체적으로 제한하는 탈석탄 투자정책이나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내부 정책도 모두 부재한다.

A 등급을 받은 사회 부문에서는 경쟁사와 비교해 부족함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07년 결성된 메리츠참사랑 봉사단은 지난 16년간 ‘미혼모 아기 돌보기’, ‘아름다운 가게 운영’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잇고 있다. 2021년에는 기부금 6.1억원을 모아 전달했으며 대면활동이 어려운 가운데 임직원 봉사활동 횟수는 209회에 달한다. 

임직원 다양성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2021년 기준 여성 임직원 수는 445명으로 전년 대비 28명(6.7%) 증가했다. 관리직 비율은 전년 대비 3%p 오른 29.35%를 기록했다. 관리직 3명 중 1명이 여성이라는 의미다. 

거버넌스 부문에선 아쉬운 점이 크다. 경쟁사와 비교해 이사회 차원에서 ESG 경영 전략을 심의·의결하는 ‘ESG위원회’가 부재한다. 또 5명의 등기 이사가 모두 남성으로 지난해 8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제165조20)을 미준수하고 있다.

정보공개 측면에서 2017년부터 GRI(국제 보고 표준),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등 글로벌 공시표준에 따라 작성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격년 단위인 만큼 정보 업데이트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친환경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부족함 없이) ESG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와 달리 해외평가에서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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