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VIP 모셔라"...우리 vs 농협, 고령층 서비스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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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VIP 모셔라"...우리 vs 농협, 고령층 서비스 경쟁 치열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2.2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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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발맞춰 맞춤 서비스 마련
금융사고 방지 위한 '내부통제' 강화 절실
우리은행 '어르신 행복배움터' 1호점 개소.[사진=우리은행]<br>
우리은행 '어르신 행복배움터' 1호점을 개소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과 농협이 고령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은행이 고령층을 상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어떤 은행이 경쟁우위를 보일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퇴한 고령층 고객은 고액 예금을 예치하고 주거래은행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은행들의 고령층 고객 확보가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최근 고령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우리은행은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고령층 특화 영업점인 '동소문 시니어 플러스 영업점'을 개점했다. 이 영업점은 은행 업무 외에도 고령층 고객들이 만남 및 교육장소로 이용 가능한 복합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영업점보다 대기석을 안락하게 만들었고, 낮은 카운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큰 글씨 메뉴와 쉬운 용어가 적용된 자동화기기도 배치됐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이 영업점에서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앱(APP) 교육, 어르신들이 취약한 금융사기 관련 예방교육, 시니어 대상 금융상품 안내 등의 재테크 교육 등도 수시로 진행한다.

영업점이 오픈되는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일대는 은행 점포들이 폐쇄된 지역으로 고령층 고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동소문시니어플러스영업점’이 고령층 고객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노년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열기도 했다.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는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으로, 우리은행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조성한 노년층 복합 디지털·IT 교육공간이다. 이번에 조성된 1호점은 노인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한 역촌노인복지관에 조성됐다.

우리은행은 노년층의 특성을 반영한 공간 구성 및 교육용 가구, 디지털기기 일체를 비롯해 모바일 금융거래, 길 찾기, 쇼핑, 키오스크 등의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 사업은 심화되고 있는 노년층 디지털 소외현상 해소를 통해 ‘함께하는 디지털 사회’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실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직접 조작하며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디지털·IT 교육공간과 맞춤형 디지털·IT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한편 농협은행도 고령층을 위해 금융 접근성 개선 노력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친근한 호칭과 쉬운 용어를 사용해 느림말로 예금과 대출, 인터넷뱅킹 등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어르신 전용전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농촌 어르신과 독거 어르신에게 매주 상담사가 전화를 걸어 말벗이 돼드리는 '말벗서비스'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은행권 화두로 떠오른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시스템'을 가동하기도 했다. 고령층은 특히 금융사고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막으려는 장치를 고안한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높은 위험 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전국 모든 영업점에서 발생하는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 발생 추이를 점검한다.

특히 60대 이상 투자자의 초고위험(1등급) 펀드 가입 비율이 늘어난 영업점은 내부통제시스템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해 영업점과 은행 소비자보호부에 경보를 전달한다. 이상 징후에 대한 점검 결과와 개선 이행 여부도 해당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프로세스 고도화를 추진해 고객 중심의 신뢰받는 든든한 민족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점포 수 감소세가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은 다른 우리나라 은행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농협은행 전국 영업점포는 2020년 대비 2.2% 줄어들었는데, 이는 다른 5대 시중은행인 신한은행(↓15.43%), KB국민은행(↓13.89%), 하나은행(↓13.41%), 우리은행(↓10.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농협은행의 대표 고객인 고령층 농민들의 금융 편익을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군 지역 점포 비중이 높은 만큼, 고령층 창구거래 수요가 높다는 점도 농협은행이 점포 수를 쉽게 줄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에는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가 돌입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외에도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고령층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고령층 고객이 향후 은행의 핵심 고객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래 경쟁력을 위해 편의성 증대 및 금융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고객 유치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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