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리테일로 눈길 돌리는 이유는…IB 불황에 활로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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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리테일로 눈길 돌리는 이유는…IB 불황에 활로 찾아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2.20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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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시장 회복…11월 주식거래대금 10% 증가
반면 IB는 하락세…3분기 수익 37% 감소
NH증권 리테일 조직개편 등 수익 다각화 나서
[출처=Unsplash]

기업금융(IB)에 주력하던 대형 증권사들이 리테일 부문으로 하나둘 눈길을 돌리고 있다.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IB 부문 수익비중이 큰 증권사 위주로 리테일 조직을 개편하거나,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최근 주식거래 대금이 증가하는 등 관련 시장이 회복하고 있으며, 주력 사업이던 IB 부문이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악화 등에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1월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3000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시가총액도 8.1% 늘어났으며, 개인투자자 매매비중이 상승하면서 회전율도 4.5%p 늘어난 156.6%를 기록했다.

이러한 배경에 국내 58개 증권사의 3분기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121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와 달리 IB 부문 수수료는 같은 기간 37.2% 하락하며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비록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높은 수준의 금리, 국내 부동산 시장 경색 등에 향후 IB 부문 수익개선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규 PF 중단이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증권업계 IB부문) 실적은 올해보다 부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성묵 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출처=하나증권]

이렇게 달라진 분위기 속 IB사업에 집중하던 대형 증권사들은 리테일 부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IB 부문 수익 비중이 70%에 달하는 하나증권은 이달 리테일 사업 전문성을 갖춘 대표이사 선임을 결정했다. 지난 13일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강성묵 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은행 출신인 강 후보는 지난해 하나UBS자산운용 리테일 부문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하나증권의 리테일 사업과 그룹사 간 시너지를 낼 적격자라는 평을 받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 강 사장이 IB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업무 비중을 리테일과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테일과 기업금융, 자산운용업에서 쌓은 경험과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하나증권의 제2 도약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IB명가’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NH투자증권은 이달 리테일 사업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WM(자산관리)·Namuh(나무)·PB(프리미어블루) 3가지 영업채널 간 협업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리테일사업 총괄 부문을 신설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맞도록 리테일 사업 지원조직의 채널별 연계와 서비스를 강화해 경쟁력과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전 IB 사업부문 1위(블룸버그 기준)를 석권했던 KB증권도 리테일 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IPO(기업공개)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주관을 맡으면서 리테일 고객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3분기 누적 기준 KB증권이 투자한 광고비, 전산운용비는 전년 대비 각각 8.9%, 107.3% 증가한 171억원, 367억원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PO 이후 많아진 고객에게 더욱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한 매체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 증설 및 재해복구 예방, 더욱 편리한 고객상담을 위한 미래컨택센터 등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운영을 위해 전산운용비를 확대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략을 묻는 질문에 관계자는 “과거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는 주식거래를 중심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였으나, 앞으로는 주식뿐 아니라 각종 금융상품까지 포함하여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구현하고자 한다”며 “플랫폼과 비대면 고객관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에게 KB증권만의 새로운 디지털 자산관리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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