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갭 1년간 6배 증가...가장 높아
한국투자증권의 리스크 관리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에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관련 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보증 사업 비중을 낮추고, 유동성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한 해 한국증권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올 상반기 채무보증 잔액은 5조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1438억원(57%) 증가했다.
전체 증권사 중 가장 가파르던 증가세는 지난 3분기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 3분기 채무보증 잔액은 5조53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3%(3102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88.4%로 지난 분기 대비 5.7%p 내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외부적 요인보다는) 최근 레고랜스 사태 등 부동산PF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유동성 확충에도 속도를 냈다. 기업어음(CP)·단기채를 비롯해 주로 발행어음 발행을 늘렸다. 3분기 발행어음 잔고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12조1990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전체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노력에 유동성 지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3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유동성갭(Liquidity Gap)이다. 현직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대표 리스크 관리지표 중 하나다.
3분기 한국증권의 유동성갭은 6조12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6억원)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한국증권 다음으로 높은 메리츠증권 유동성갭은 약 5조8000억원 수준이다.
3개월 만기 유동자산을 부채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나타낸 유동성비율은 3분기 120.6%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p 높아졌으며, 채무보증 리스크를 적용한 조정 유동성비율도 101.4%로 같은 기간 10%p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작년과 비교해 높아진 금리에 유동성 확보에 따른 이자비용도 덩달아 증가했다. 3분기 발행어음 평균이자율은 2.03%로 전년 대비(0.92%)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러한 여파에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52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61억원) 대비 약 두 배 늘어났다.
자본건전성은 업계 평균 이상을 웃돌고 있다. 3분기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1836.9%다. 같은 기간 국내 58개사 평균은 718.6%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비유동성 자산 등을 차감한 영업용순자본을 위험투자액(손실 예상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기한 지표다. NCR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재무위기 대응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00%다.
최근 떠오른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소식은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한국증권은 지난 9월 그룹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27.1%) 매수를 위해 금융당국에 관련 승인을 요청했다. 만약 전체 지분을 인수할 경우 자기자본이 9조원대로 뛰면서 NCR 등 건전성 지표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계열사 간 지분 매매 일정 또는 매매 대상 지분의 규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현재 금융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