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10조원 넘게 깼다"···고금리·고물가에 보험해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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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새 10조원 넘게 깼다"···고금리·고물가에 보험해지 급증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2.12.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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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3분기 생명보험 해약환급급 10조원 넘어...9월말기준 24.3조원
- 보험 중도 해지 시 원금손실 발생...납입유예,감액제도 활용 필요
- 보험사 유동성 확보 위해 단기차입 한도 잇따라 확대
고금리·고물가에 가계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출처=Pixabay]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팍팍해진 가계 살림살이 등으로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약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올 3분기에 보험 해약 사태가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의 자금 마련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에 0%대로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지난해말 1.00% 시대로 복귀한 이후 올 11월24일에는 3.25%까지 치솟았다. 

15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에서 발생한 해약환급금은 24조3309억원에 달했다. 6월말 기준 해약환급금이 13조811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10조원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9월말까지 해약환금급 19조7332억원과 비교해도 23% 증가한 수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가계 여유자금이 부족해지면서 보험 해지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보험료 완납을 기준으로 설계된 보험상품 특성상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 보다 적을 수 있어 우선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로 자금을 융통하거나 '보험료 납입유예 기능', '감액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보험가입자들의 해지가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단기간 몰리면서 보험사들의 유동성 확보도 시급한 관건으로 떠올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 10월 2조2000억원, 11월에는 3조5000억원 가량의 보유채권을 매도했으며, 최근에는 단기차입금 규모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기존 2000억원이었던 단기자금 차입한도를 3조6000억원까지 확보하는 안을 결정했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예적금 금리 인상,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었다는 풀이다.

삼성생명에 이어 신한라이프도 이달 기존 13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4000억원으로 단기 차입한도를 대폭 늘렸다.

지난 7일 롯데손해보험은 자기자본의 9.98%에 해당하는 1000억원의 차입 한도 증액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손보의 차입 한도는 15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만기가 도래한 저축성보험의 해지 증가와 함께 은행의 고금리 상품으로 고객이 몰리는 머니무드 현상이 겹치면서 보험사 유동성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의 단기 차입한도 확대 조치는 실제 차입액이 아닌 유사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비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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