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장폐지 논란을 빚은 업비트가 임직원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가족까지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 사이에서는 업비트의 행보를 놓고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업비트는 지난 8월부터 임직원 직계 가족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다. 더불어 임직원이 다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12종목만 매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비트가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거래 제한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이 존재한다. 지난해 9월 개정된 특금법 시행령에는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와 임직원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임직원이나 임직원 가족이 해외거래소를 이용해 거래를 할 경우 쉽게 적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해외 거래소는 실명 확인조차 하지 않고 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어 이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다고 해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상위 12개 종목은 여전히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놓고서도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발행사로부터 가장 먼저 정보를 제공받는데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보다 먼저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해외거래소에서 '숏(매도 포지션)'으로 큰 이익을 볼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임직원과 가족들의 거래 자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 역시 국세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가 나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지난 11월 28일 위메이드는 업비트를 상대로 거래 지원 종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만약 법원이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준다면 업비트의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일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 다수를 이루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윤리경영 강화 차원에서 임직원의 직계 가족까지 업비트 이용을 제한하고 있을 뿐, 직계 가족까지 거래를 제한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업비트는 올해 8월부터 선제적인 조치로 임직원 직계 가족까지 업비트 이용을 제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금법 시행령 상으론 가상자산 사업자 및 임직원의 가상자산 거래가 제한되고 있는데, 이를 임직원의 가족까지 선제적으로 확장한 것"이라면서도 "업비트 임직원의 경우 업비트 이용은 불가하지만, 타 거래소 거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