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 국감 아무도 안 나온다…은행장으로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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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국감 아무도 안 나온다…은행장으로 충분할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0.0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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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회장 국감 채택불발…해외출장 때문
“이전부터 계획된 일정” 국감 회피설 일축
5대 은행장만 참석…내부통제 질의예정
지주회장 다수 내년 연임 앞둬…오점 피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회장이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예정이다. 모두 해외출장 관계로 증인채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신 5대 은행장이 참석해 은행권 횡령, 이상 외환거래 등에 대한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5년간 일어난 금융업권 횡령의 4분의 1이 은행 외 금융 계열사에서 일어나며 지주사 차원의 책임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손쉬운’ 이자이익에 치우친 지주 수익구조에 대한 지적도 크다. 이 때문에 은행장 국감을 통해선 지주 전반을 둘러싼 물음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대 금융지주 회장, 국감 불참…은행 외 계열사 문제 외면


지난 7월 열린 금융위원장 주최 5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 [출처=금융위원회]

5대 금융지주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모두 불발됐다. 해외출장 때문이다. 5대 그룹 회장은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을 각자 소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감일정 훨씬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라며 “IMF·WB 연차총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매년 참석해왔다. 국감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는 건 억측에 가깝다”고 국감회피설에 대해 일축했다.

지주회장이 불참하는 대신 이번 국감에는 5대 시중은행장이 참석한다.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5대 은행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 이상 외환거래 등에 대한 책임문제부터 내부통제 강화 등 재발방지마련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참석자는 차례로 권준혁 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이다.

다만 이상 외환거래 외 금융업권 횡령은 은행을 넘어 지주사가 발 뻗은 계열사 전반의 문제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2022년 8월 기준 전체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횡령금액은 총 1192억3900만원이다. 은행이 이 중 907억원4010만원(76.1%)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저축은행(12.6%), 증권(7.3%), 보험(3.8%), 카드(0.2%) 순이다.

금융권 전체 횡령액수의 4분의 1이 은행 외 지주 계열사에서 발생한 셈이다. 은행을 넘어 그룹사 차원의 내부통제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가장 최근 국감을 앞둔 지난달 30일 하나금융지주 내 계열사인 하나증권에선 배임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배임금액은 48억3000만원으로 추정되며 하나증권 자기자본의 0.09%에 해당한다.

이를 두고 한 지주사 관계자는 “물론 횡령은 은행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주사 차원에서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는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금융 계열사마다 내부통제 적용 기준과 방안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며 “계열사 내 문제가 있다면 계열사 대표를 부르는 게 맞다. 삼성생명에 문제가 있다고 이재용 부회장을 부르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동 관계자는 “근래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건이 (10년간 미적발되는 등) 워낙 특이한 케이스라 최근들어 금융권 횡령사건이 주목받는 부분이 있다”며 “이전부터 횡령은 자주 발생해왔고 또 그만큼 적발도 잘해왔다. 이는 내부통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관련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작년 이자이익 45조원 벌고 상여금 두둑이…연임 앞두고 오점 피해


지난 7월 신한은행 남대문 지점을 방문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출처=금융감독원]

또 최근 여론의 비난대상이 된 ‘이자장사’도 은행만이 아닌 지주사 전반의 문제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약 45조원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9조5000억원에 그치며 비대칭적인 수익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러한 수익을 기반으로 5대 지주회장은 상반기 두둑한 상여금을 챙겼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기본급여를 제외한 올 상반기 상여금 7억900만원,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3억4900만원,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2억원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별도로 상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양 의원은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민의 예·적금과 한국은행에서의 기준금리 대출로 예대마진을 통한 손쉬운 이자이익을 올리는 데만 집중했다”며 “특히 금융기관이 대출금리는 번개처럼 올리고, 예금금리 인상은 늑장을 부려 얻은 막대한 예대마진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들 지주회장이 이번 국감 불참으로 비판받는 또 다른 이유 중에는 연임 문제가 존재한다. 5대 금융지주장 중 KB, 하나금융을 제외한 3인은 모두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임을 앞두고 이번 국감불참을 통해 임기 중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업권 내부에선 이른바 ‘기업 때리기’식 국감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가 크다. 사회적 경종효과를 넘어 그 이상의 효용은 없다는 비판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감이 언젠가부터 기업총수를 불러서 질책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물론 이렇게 책임을 확인하며 주의를 환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라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단순 질책은 비용만 키울 뿐 실질적으로 어떤 효용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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