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복병 만난 카드업계…혁신사업 김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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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복병 만난 카드업계…혁신사업 김 빠진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9.15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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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애플페이 연내 출시 전망
신한카드, 아이폰 고객용 터치월렛 위기
오픈페이 서비스, 사용자 경험 뒤처져
다만 현대카드-애플페이 동맹 한계도 뚜렷
[출처=애플]
[출처=애플]

현대카드-애플페이 동맹에 그간 카드업계가 추진하던 혁신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현대카드는 애플과 손잡고 올 연말까지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독점계약 형태로 현대카드 고객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아이폰 고객을 위한 휴대용 결제단말기를 개발하는 등 업계 혁신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다만 애플페이 진출에 이러한 아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다. 신한카드 외 5개 카드사가 추진하는 오픈페이 서비스도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애플페이 대비 한 수 뒤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도입여부가 확실시되지 않았고 전국 가맹점에 NFC를 설치한다는 등의 계획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응전략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오픈페이 서비스 등은 애플페이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고객편의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신한카드, 회심의 ‘아이폰 터치월렛’ 무용지물 되나…"중단 없다"


[출처=UNDERkg]

애플페이 출범으로 신한카드가 출시한 ‘터치결제M’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신한카드는 단솔플러스와 함께 2020년부터 아이폰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 ‘터치결제 월렛’을 출시했다. 탈부착형 간편 결제단말기로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터치결제 월렛은 NFC(근거리무선통신)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고음파를 사용해 결제정보를 전달한다.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에서 이용가능한 방식이다. 지난 2월 국내 기술특허 등록을 마치고 미국, 일본 등 해외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터치결제 월렛은 출범 초기 큰 인기를 끌었다. 2020년 출시한 1세대는 사전예약 12시간 만에 완판됐다. 올 초에 출시한 2세대는 출시 20일 만에 최초 물량 1550대가 완판됐다.

다만 애플페이 국내 도입 시 지금만큼의 인기를 유지하긴 힘들 전망이다. 애플페이와 비교해 사용에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터치결제 월렛은 탈부착형 단말기로 휴대폰 외 별도의 부피, 무게를 차지하며 매번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수반된다. 또 분실위험도 존재한다. 

애플페이 도입에 따라 사업이 중단되진 않지만 혁신성은 다소간 희석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과 별개로 해당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미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경험 아쉬운 오픈페이…반쪽짜리 동맹 우려도


[출처=신한카드]<br>
[출처=신한카드]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이 추진하는 오픈페이 서비스도 애플페이와 비교해 한계가 뚜렷하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는 지난해부터 간편결제 플랫폼인 오픈페이를 구축하고 있다. 이른바 ‘페이동맹’이다. 

오픈페이를 통해 고객은 하나의 카드사 앱 안에서 다른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인프라 구축과정 중에 있으며 올 연말 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애플페이 대비 경쟁우위를 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여전히 QR이나 바코드 형식의 결제형태만 지원하며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상대적인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또 애플페이와 달리 NFC 태그를 통한 교통카드 기능도 제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재로선 반쪽짜리 플랫폼에 그칠 공산이 크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등 전체 카드사 점유율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쟁사는 오픈페이 동맹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삼성페이처럼 애플페이가 론칭하게 되면 모든 카드사가 플랫폼에 입점하게 된다.

오픈페이 구축에 동참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 서비스는 애플페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라며 “(사업추진 방향 등에 대해선)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이를 대표해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애플 동맹 한계도 뚜렷…NFC 시스템 구축 관건


[출처=Unsplash]

현대카드-애플페이 사이 동맹 한계도 뚜렷하다. 가장 큰 문제는 NFC 결제시스템 구축이다. 애플페이는 자체 모바일기기에 탑재된 NFC칩을 통해서만 결제를 지원한다. 반면 국내 가맹점 다수는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MST)를 사용한다. 

약 300만 가맹점에 NFC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다. 반면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 맺은 단독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기간 동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내에 충분한 록인(Lock-in)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다른 카드사를 위해 판만 깔아준 모양새가 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와 애플 간의 계약 내용상 독점 계약 기간에 따라 파급력이 상이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독점 기간이 길수록 파급력이 클 것이고 기간이 짧다면 향후 타사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지니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희석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만약 애플페이가 엄청난 시장 반향을 일으킨다면 흔히들 말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보겠으나 지금은 전혀 알 수 있는 게 없다. 모든 게 가정에 그칠 뿐”이라면서 “대응을 하고싶어도 대응할 실체가 없다. 말씀드릴 게 적은 이유”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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