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본 기억이 없다. 언론을 통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사원들과 종종 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과 스킨쉽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재벌 회장들이 계열사 CEO들과 함께 회의 하거나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은 비추어도 일반 사원들과 나란히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회장들은 아예 모습을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6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다. 우리 나이로 55세. 이미 회장이 되고도 남을 나이다. 머지않아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 번 사면으로 경영상의 애로사항이 없는 만큼 회장 승진이 확실시 된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가도 지금처럼 사원들과 어울릴 것 같다. 그럼 사원들에게는 자부심을 안긴다. 함께 할수록 더욱 좋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멕시코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9일(이하 현지시간)과 10일에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각각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설, 추석 등 연휴 기간에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하거나 해외 현지 사업을 점검해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케레타로 가전공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의 멕시코 현지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2030년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멕시코 양국이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케레타로 공장에서 근무하는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위로하면서 멕시코 현지의 '워킹맘'들이 육아와 업무를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또 구내식당에서 떡만둣국과 비빔밥을 배식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함께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회사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의 해외 현장 방문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젊은 리더십을 추구한다. 삼성이 더욱 젊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삼성에 더욱 더 큰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