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車톡] 도심형 스포츠카의 정석, 마세라티 기블리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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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車톡] 도심형 스포츠카의 정석, 마세라티 기블리 GT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9.0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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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려한 곡선과 강인한 인상의 완벽한 콜라보
- 전장·전폭·전고 각각 4970·1945·1485mm
-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45.9kg.m...날카로운 주행의 맛

기블리는 사하라 사막의 열풍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기블리를 마주하면 뜨거운 사막을 휩쓸 것만 같은 강렬함이 느껴진다.

마세라티 기블리는 날쌔고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한다. 준대형 세단이면서 스포츠카 감성을 담아 소비자의 욕구를 다방면으로 충족시킨다.

이탈리아 브랜드만의 강력한 특색을 보유하고 있는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이후 기블리 GT) 모델을 만나봤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Exterior | 유려한 곡선과 강인한 인상의 완벽한 콜라보

차급으로 봤을 때 기블리 GT는 제네시스 G8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등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E-세그먼트에 속한다. 가격대가 어느정도 고가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상당히 넓어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만큼 기블리 GT의 특색도 분명하다.

외관에서 뿜어나오는 기블리 GT의 이미지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유려한 곡선과 강인한 인상의 완벽한 콜라보'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측면의 유려한 옆선 라인 장식에서 기블리 GT의 탄탄한 매력이 배어나온다. 크롬 장식을 최소화 함으로써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그러면서도 전투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은 확실하게 강조한다. '꾸안꾸'의 전형이랄까.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낮은 포지셔닝으로 인해 무게중심이 낮게 느껴진다. 그 중심에는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배치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른 장식을 최소화 함으로써 삼지창이 더욱 돋보인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측면부에 들어간 부드러운 굴곡은 바람의 흐름이 느껴진다. 

펜더에는 상어의 아가미 같은 3개의 에어벤트를 푸른색으로 장식했으며, 그 위로 GT 뱃지가 멋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C필러 부분에는 마세라티의 삼지창을 넣어 단조로움을 없앴다. 엠블럼 자체가 고급스런 디자인 요소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뒤에서 바라본 기블리 GT는 둥글다. 리어 휠에서 C 필러로 이어지는 곡선이 강하게 들어가 풍성한 볼륨감이 돋보인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곡선의 부드러움은 강조하면서도 리어 라이트의 분량은 최소화 함으로써 단정한 느낌이 든다. 가로지르는 헤드·리어 라이트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마세라티는 고유의 아이텐티티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함으로써 마니아층을 꾸준히 보유하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기블리 GT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970·1945·1485mm이며 축거는 3000mm다.

실내로 들어가보자.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Interior |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의 조화

강렬한 퀼팅 디자인의 가죽시트와 커다란 스티어링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버튼과 각종 레버가 오밀조밀 배치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강조하는 파란색 스티치가 인상적이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기블리 GT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적절히 오간다. 바늘 계기판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는 한편 디지털 계기판을 중간에 배치해 주행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띄운다.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잡은 아날로그 시계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그래픽과 기능이 한층 향상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편리한 편이다. 통풍 및 열선 시트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조절하는 점은 불편한 부분이지만, 즐겨찾기로 빼놓으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공조시스템 조절 버튼들이 직관적으로 배치됐다.

실내 디자인 중 인체공학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두가지다.

첫째, 시트 조절 버튼 조절이 불편하다. 시트 포지션을 낮추려면 아랫쪽 버튼을 밑으로 눌러야 하는데,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잡을 수가 없어서 검지나 중지 손가락으로 눌러야 한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둘째, 비상등의 위치가 어색하다. 기어레버 앞에 배치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려면 기어레버 왼쪽에서 손목을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접근해야 한다. 

취향 및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다섯가지다.

첫째, 음향의 볼륨을 조절하는 다이얼의 손맛이 아쉽다. 볼륨 다이얼 바로 아래에는 인포테인먼트 메뉴 조절 버튼이 붙어있기 때문에 위에만 살짝 잡아 조절해야 해서다. 

둘째, 선루프를 수동으로 개폐해야 한다. 1억이 훌쩍 넘는 차량이 맞나 싶을 정도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셋째, 스마트폰 무선 충전 거치대가 작고 좁다. 기자의 스마트폰은 6인치지만, 더 큰 스마트폰은 넣고 꺼내기가 상당히 불편할 것 같다. 누르면 거치대가 살짝 나오긴 하지만 이용하는 느낌이 고급스럽지는 않다. 

넷째, 실내 디자인에 소위 말하는 '요즘 감성'이 부족하다. 그 흔한 엠비언트 무드등도 없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가격 대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다섯째, 2열의 공간이 부족하다. 1열에 키 180cm 이상의 성인이 앉는 경우 2열에는 성인이 거의 앉을 수가 없을 정도다. 헤드룸도 상당히 낮아 180cm의 성인이 2열에 앉아 장거리를 이동하기엔 답답함이 따른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Power Train | 날카로운 주행의 맛

실내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를 모두 넘어서고 기블리 GT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날카로운 주행의 맛' 때문일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에는 비록 5.7초가 걸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속에서 속도를 낼 때 상당한 즐거움이 있다. 시속 10~60km 구간의 가속력이 일정하게 느껴진다. 자연흡기 차량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기블리 GT는 싱글터보가 장착됐다.

해당 부분을 확인해봤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마세라티는 레이싱 기반 차량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분들이 레이싱 카에 가깝게 제작된다. 엔진도 마찬가지다. 터보 엔진이지만 자연흡기에 가까운 주행감을 줄 수 있도록 셋팅이 됐다. 저 RPM과 고 RPM을 나눠서 셋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블리 GT는 4기통 2000cc에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함으로써 330마력과 45.9kg.m의 풍부한 토크를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 8.9km/L로 효율성을 높였다. 연비 향상 및 CO2감소를 위해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핸들의 무게감은 적당히 가벼운 편이며 진입각이 상당히 날카로워 운전의 재미가 상당하다. 전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유압식의 날카로운 조향이 느껴진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레이싱 기반의 차량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조향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유압식을 고집하다가 이번에 전자식을 탑재했지만, 유압식의 날카로운 조향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서스펜션 셋팅이다.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충격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잔진동도 상당히 걸러진다. 테슬라나 BMW의 탄탄한 서스펜션과 달리 바퀴가 알아서 홈을 넘어간다는 느낌이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마세라티의 서스펜션 셋팅은 기본적으로 단단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너무 딱딱하진 않은데, 그런 부분들이 주행의 즐거움을 높인다. 레이싱 느낌으로 딱딱하게 변환하는 버튼도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제동도 만족스럽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초반에 민첩하면서도 일정하게 속도를 줄여줘 조향이 안정적이다. 제동 시스템은 브렘보가 제작 및 공급한다.

드라이빙 및 조작에서 아쉬운 점은 네가지다.

첫째, 교각 아래나 터널 등 어두운 곳에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때 디스플레이 반응이 느린 편이다. 

둘째,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다.

셋째, 자율주행 버튼이 직관적이지 않다.

넷째, 주행을 마치고 유리창을 올리는 도중에 시동을 끄면 차유리가 올라가질 않는다.

이런 부분들은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능이기 때문에, 적용이 된다면 더욱 편안한 경험을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마세라티가 '드라이빙' 자체에만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이해하게 되는 포인트기도 하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레이싱을 하면서 헤드업디스플레이는 굳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마세라티의 생각이다. 이태리의 고집스러움이 담긴 차량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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