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고통”, “불가피한 희생”, “기본”…美 잭슨홀 미팅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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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고통”, “불가피한 희생”, “기본”…美 잭슨홀 미팅 ‘말말말’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8.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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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잭슨홀 미팅 종료…각국 중앙은행 메시지 주목
미국·EU, 내달 금리 75bp 높이나…“고통 불가피”
한국은행, “구체적인 시장 가이던스 제공 필요”
일본은행, 나홀로 통화완화 정책…내년까지 제로금리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출처=Fed]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글로벌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주목받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앙은행 총재 및 위원은 '희생'과 '고통감수'라는 표현을 꺼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고강도 긴축정책에 따른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토론 패널로 참석해 ‘기본’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구체적인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전통적인 가이던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본은행은 나 홀로 통화완화 정책을 밟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유럽 중앙은행, “물가안정 위해 희생 불가피” 한목소리…공격적 긴축시사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출처=ECB]

지난 25~2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앙은행이 공통적으로 ‘희생’과 ‘고통감수’라는 표현을 꺼냈다. 긴축정책에 따른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확고히 잡겠다는 의지다. 이때 희생대상은 고용과 성장이다. 

미국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은 25일 연설에서 “더 높은 금리는 물가를 낮추지만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준다. 물가를 가라앉히는 데 드는 불행한 비용”이라면서 “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far greater pain)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달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처럼) 다음 달 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큰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며 “당분간 제한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시 미국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3.25%다. 

지난 달 빅스텝(기준금리 0.5%p)를 밟으며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난 유럽중앙은행(ECB)도 파월 의장과 같은 어조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27일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위원회 위원은 “통화정책은 저성장과 장기 실업이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더 강력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며 “구매력의 갑작스럽고 큰 손실은 안정적인 민주주의마저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B가 다음 달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같은 날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를 연말까지 1~2% 사이 중립 수준까지 올릴 것”이라며 “9월에 중요한 조치를 취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총재는 “필요한 경우 ECB에서 금리를 정상화보다 더 많이 올릴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말라”고 덧붙여 전했다.


한국은행 “명확한 시장 가이던스 필요”…일본 “통화완화 정책 불가피” 메시지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출처=IMF]

이번 미팅에는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 총재도 참석해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두 국가는 앞서 발표한 미국, 유럽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국은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으로 다른 통화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은 나홀로 통화완화정책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참석한 패널 토론에서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신흥국 및 소규모개방경제에 대한 교훈’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선진국과 달리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대내외적 리스크에 더 민감한 만큼 정교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장에 전달해야한다는 내용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에 전달하는 사전 지침이다. 이 총재는 이를 전통적,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로 구분했다. 구체적인 금리경로를 제시하는 전통적 가이던스와 달리 비전통적 가이던스는 다소 불명확한 정성적인(qualitative)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부족, 통화가치 하락 영향 등에)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는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에서 리스크가 훨씬 큰 정책”이라며  “신흥국이나 소규모개방경제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주는 영향이 더욱 큰 만큼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기에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가 이상적인 정책수단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시나리오에 기반한 포워드가이던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기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복수의 시나리오와 가이던스를 시장에 명확히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이 총재는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정성적 문구를 결정문에 포함하고, 기자간담회에선 “금리를 당분간 25bp(1bp=0.01%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구체적 가이던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출처=일본은행]

일본은행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긴축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기적적으로 우리는 2.4%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의 전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 에너지 및 식품 때문”이라며  “물가는 내년에 (2% 목표치를 밑돈) 1.5%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속적인 통화 완화정책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장기 디플레이션(저성장) 영향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일본의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올해 말까지 단기금리는 -0.1%,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등 장기채 금리는 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이창용 총재는 “구로다 총재는 저에게 존경받는 멘토이자 오랜 조언자다. 그러나 최근에 단기적으로 나를 전혀 돕지 않는다. 엔화 약세가 머리를 많이 아프게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엔화는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국내기업들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엔화를 낮추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과거보다 엔저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등 일부 주력품목은 여전히 일본과 경합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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