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민주당 ‘확대명’ 피할 수 없는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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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민주당 ‘확대명’ 피할 수 없는 선택인가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8.1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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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는 확실히 이재명이다. ‘어재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서 한 발 나아가 ‘확대명’이 됐다. 그런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전당대회 투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하겠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이재명에 맞서 박용진, 강훈식 의원이 후보로 나섰지만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체급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둘이 너무 약하다는 얘기다. 강훈식 의원은 15일 결국 후보를 사퇴했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는 이재명-박용진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더 우려되는 것은 친문의 소멸이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친문이 당의 주도세력을 형성했지만 그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존재감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제는 누가 친문인지 모를 정도다. 그 틈새를 이재명계가 파고들어왔다고 하겠다. 지금은 이른바 이재명계만 보인다. 친문도, 이낙연계도, 정세균계도 맥 없이 무너지고 있는 형국이다.

왜 이처럼 무기력해졌을까. 민주당에 이재명 말고는 대권주자가 없는 것과 무관치 않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권주자가 여럿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법무장관 등 즐비하다. 민주당에는 세력화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다음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이재명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서다. 괜히 심기를 건드려 찍힐 필요는 없다는 계산이다.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 후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비명계는 고민정 후보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거 결과도 그랬다. 14일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1차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재명은 8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럼 선거는 하나마나다. 이 같은 흐름이 뒤집어질 리 없어서다. 그것 역시 국민의 선택이라 왈가왈부할 수 없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대전·세종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공개된 권리당원 투표 결과, 12개 시도 누적 득표율 73.28%를 기록했다고 도종환 중앙당 선관위원장이 발표했다. 박용진 후보가 누적 득표율 19.90%, 강훈식 후보가 6.83%를 각각 기록했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전날 부·울·경 순회경선 직후까지의 누계 74.59%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이 후보는 함께 발표된 1차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79.69%의 지지를 얻었다. 박 후보가 16.96%, 강 후보가 3.35%로 뒤를 이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 지역에 이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세를 확인함에 따라 남은 2주간의 전당대회 후반전은 사실상 '이재명 대표 선출' 수순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1차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당장 누적 득표율에 반영되지 않고, 오는 26∼27일 진행되는 2차 여론조사 결과와 합산해 8·28 전당대회 최종 결과에 반영된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28.22%의 누적 득표로 1위를 지켰고, 고민정 후보가 22.11%로 2위를 달렸다. 이어 장경태 후보가 11.48%, 서영교 후보가 11.06%, 박찬대 후보가 10.68%로 3∼5위에 포진했다. 고 후보를 빼고 모두 이재명과 가까운 후보들이다.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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