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6990원 '당당치킨' 공세에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주들 '냉가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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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6990원 '당당치킨' 공세에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주들 '냉가슴'만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2.08.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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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의무휴업 폐지 기대감과 치킨업계 논란 틈타 '당당치킨' 출시
-'치킨 런' 소동 유발하며 판매량 급증... 고물가 시대 소비자 유치 성공
-과거 '통큰치킨'은 골목상권 침해로 규정...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행보 '주목'
홈플러스 '6990원' 당당치킨의 인기에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당당치킨' 등 델리 신상품을 선보이는 모델들.[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6990원' 당당치킨의 인기에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산동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당당치킨' 등 델리 신상품을 선보이는 모델들.[사진=홈플러스]

 

최근 6990원에 내놓은 홈플러스 당당치킨의 인기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2만원 돌파와 일부 프랜차이즈들의 배달비 인상 및 가맹점에 공급하는 기름 값의 큰 폭 인상 등으로 인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여론이 나빠져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렇듯 주요 치킨 브랜드의 논란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킨갤러리 근황', '치킨갤러리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 결말'이라는 게시물이 화제다. 특히 지난 2109년 당시 일본 상품 불매 캠페인 '노 재팬(No Japan)'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으로 일장기 대신에 치킨 사진을 넣어 '보이콧 프랜차이즈 치킨'이라는 문구도 새겨 넣으며 디씨인사이드의 치킨갤러리를 중심으로 불매 캠페인 게시물로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이 기간 가성비 치킨을 내세운 대형 유통업체의 제품 관련 게시물들이 급증하고,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수년 전 중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로 판매가 중단된 '통큰치킨'의 재림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기대감과 더불어 출시된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로 매출 급감과 수익성 저하로 경쟁 업체인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에 고전했던 홈플러스의 고객 유인을 위한 미끼 상품처럼 보여진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부터 6990원짜리‘당당치킨’을 출시해 한달 여 만에 23만 마리 판매를 돌파했고, 더욱이 폭염과 함께 시작된 복더위 이벤트로 지난달 16일에는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4990원에 특가로 판매해 치킨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치킨 런'을 연출시켰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 급증세에 따라 자발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유통업체에 다시 찾아든 위기 속에 고객 유치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중소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치킨 시장 진출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롯데마트가 출시했던 '통큰치킨'은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의 반발로 무산돼 아직도 롯데마트는 창립기념 등 이벤트성으로만 저가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통큰치킨은 2010년 12월 판매하기 시작한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롯데마트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형성되던 시기에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를 끌어 모았다.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롯데마트 측에 골목상권 침해라면서 강력히 항의하며 불매운동까지 진행해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이번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에 대해서는 치킨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들의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 이목을 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배달비 인상과 튀김유 폭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우려해 이번 대형 유통업체의 가성비 치킨 판매에는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홈플러스 당당치킨 정부에서 제재해야 하는거 아니냐?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거 같은데", "당당치킨이 치킨업계 무너뜨리는 건 맞는 듯" 등의 게시물이 간간히 올라오고 있는 정도다.

또한 “당당치킨한테 시비 걸고 싶은데 지금은 사면초가인 거 같다”“통큰치킨 시즌2 열릴까 봐 무섭긴 하네”라는 제목의 글도 눈에 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5일 <녹색경제신문>에 "배달비, 튀김유 폭등에 팔아도 남는 게 없는데, 이제 대기업의 미끼 상품까지 등장해 살길이 정말 막막해진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미끼 상품을 내세워 골목 상권을 위협하며 프랜차이즈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데, 소상공인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가맹 본사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도 전했다.

한 마리에 7000원 이하로 대형마트의 최애 미끼상품이 된 치킨의 반격에 2만원 대 치킨 상품이 주력인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들의 한 숨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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