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vs 머스크, 전기차·로봇 이어 '우주 탐사' 경쟁 불붙나..."지구 넘어 우주 전쟁 시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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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vs 머스크, 전기차·로봇 이어 '우주 탐사' 경쟁 불붙나..."지구 넘어 우주 전쟁 시대 돌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8.02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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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선점 전기차, 맞짱 뜬 현대차의 상승세...미국 시장에서 2위 올라
- 로봇, 정의선 앞서가자 머스크 '도전장'...현대차, 4족 보행 로봇개 등 공개
- 머스크, 우주 분야 개척 나서...정의선,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로 미래 준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와 로봇에 이어 우주 탐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과 머스크가 지구를 넘어 우주전쟁 시대에 돌입한 셈"이라며 "전기차 등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머스크가 앞서가고 있지만 정의선 회장의 '뚝심'을 고려하면 흥미진진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기아는 지난 7월 27일, 달 표면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항공·우주 역량을 보유한 국내 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6개 연구기관은 한국천문연구원(KAS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다.

현대차·기아는 로보틱스랩,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설계, 우주 환경 대응, 특수장비 등 로봇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 인력으로 협의체를 구성한다. 이르면 8월 중 협의체 소속 연구 기관들과의 공동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현대차·기아는 정의선 회장이 주창한 '모빌리티 비전'을 지구 밖 영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모빌리티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원천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기아가 고객들에게 제시해왔던 로보틱스와 메타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라며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필연적인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우주 시대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힘쓰고, 나아가 인류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이 달 탐사 모빌리티 개발에 나서면서 머스크와 전기차, 로봇 등에 이어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치열한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 

우선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크게 앞서가고 있지만 현대차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정의선 회장은 새로운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승용 및 고성능 모델,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14일 전기차 '아이오닉6' 신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야심찬 전기차 시장 선도 야망을 드러냈다.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에 이어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두 번째 모델이다. 

현대차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6'

현대차는 E-GMP 플랫폼을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까지 적용해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테슬라와 현대차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크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로 75.8%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현대차도 미국시장에서 9%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며 추격 중에 있다. 현대차는 폭스바겐(4.6%), 포드(4.5%) 등을 앞지르며 상승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5월까지 2만1467대로, 1만5000여대에 그친 포드(머스탱 마하E)에 크게 앞섰다. 

현대차, 전기차 시장에서 2위로 추격전...머스크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전기차는 테슬라가 아니라 모든 시선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쏠려 있다”며 “일론 머스크, 현대차가 조용히 잘 나가네요”라고 보도했다. 

이어 “머스크가 현대차 수준의 차량을 제조·판매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면 현대차는 이 일을 몇 달 만에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글을 올렸다. 현대차의 추격이 신경쓰인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31만4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68%나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중국의 봉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규모는 2021년 14만대였다. 준중형 SUV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틈새시장 침투전략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30년까지 전기차 '톱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기차 307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 달성하겠다는 것.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 최초의 전기차 생산 공장도 2조원을 투입해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엑스 및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경쟁한다.

정의선이 앞선 로봇 분야...머스크도 시장 진출 선언

정의선 회장은 로봇 분야에서는 머스크 보다 앞서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2월, 글로벌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지분 80% 인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1조원 투자로 M&A(인수합병)를 완료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4족 보행 로봇개 '스팟(Spot)' 상용화에 이어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담당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변신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Transforming Intelligent Ground Excursion Robot, TIGER)'의 콘셉트 모델 'X-1' 이미지와 영상도 공개했다.

현대차의 로봇개 '스폿'

'타이거'는 지난 2019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현대차그룹이 처음 공개했던 걸어다니는 모빌리티 '엘리베이트(Elevate)'와 유사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채택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월 '2022 CES'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에 탑승한 사용자가 우주에 있는 로봇 '스팟'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연 '인공지능(AI) 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 공개와 함께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는 '테슬라봇'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머스크는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로보틱스 회사"라며 "일정 수준의 자각이 있는 로봇이 바퀴를 단 것이 테슬라 차량이고 테슬라봇은 이러한 차를 인간의 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아직까지 '테슬라봇' 실물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로봇 분야에선 머스크 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의선 회장과 머스크의 결전은 우주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10월 임직원들에게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항공교통(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의 장래상을 밝혔다. 

UAM과 로봇 '타이거' 결합 이미지

머스크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해 화성 탐사, 민간 우주여행 등 우주 개척 시대를 일찌감치 진행 중에 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격전에 나선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지난 5월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개했다. 투자 분야는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본사 1층 로비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미래상을 전시해 미래 항공 분야에 대한 포부를 피력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 7월 18일(현지 시간)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그리고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를 2025년까지 진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프랑스 항공기 엔진 개발사 사프란과도 UAM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신재원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항공 분야로 나아가기 위해 UAM 및 AAM 기술은 물론 로봇, 자율주행 등이 모두 중요한 핵심요소라는 점에서 정의선 회장의 꿈은 차근차근 진행되는 셈이다. 머스크와 '우주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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