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됐다…美 FOMC, 7월도 자이언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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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됐다…美 FOMC, 7월도 자이언트스텝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7.28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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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 기준금리 0.75%p 인상…2개월 연속
9%대 물가충격…최근 고용둔화 우려도 나와
한미 금리역전…정부 “우려할 상황 아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Fed]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현지시각 27일 열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지난 달에 이은 두 차례 연속이다.

연준은 “고용시장이 견고하고 물가가 높은 영향”이라고 인상배경을 설명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선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를 반증하듯 금리인상폭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2.5%로 한국(2.25%)을 뛰어넘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등 마땅한 외환방어막이 없는 상황 속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커진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준 “고용은 강하고 물가는 높다”…경기침체는 아니라지만 ‘글쎄’


지난 6월 기준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최근 1년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연준이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이유는 꺾이지 않는 물가 때문이다. 지난 6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9.1% 올랐다. 40여 년만에 최고치다. 기대치를 웃돈 수치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p 올리는 ‘울트라스텝’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황은 단순하다. 고용시장이 튼튼하며 물가가 너무나 높다는 것(much too high)”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오늘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고 목표범위 내에서 지속적인 인상이 적절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파른 금리인상세에도 경기침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근거는 고용지표다. 지난 6월 실업률 3.6%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6월 기준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도 3개월 연속 35만개를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다.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반증하듯 “(언젠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블룸버그가 지난 8~14일 경제학자 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47.5%가 1년 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비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17.5% 증가했다.

최근엔 미 대기업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하며 고용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연속 증가세다. KB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지금까지 FOMC가 기-승-전-물가였다면 앞으로는 고용을 함께 감안해야 할 환경으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8월 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11, 12월에는 각각 0.25%p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은 3.5%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FOMC회의에서 위원들은 연말 금리수준을 상단 기준 3.5%로 내다본 바 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9월 50bp(1bp=0.01%p), 11월과 12월은 각각 25bp씩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 3.5%를 전망한다”며 “이후 2023년 2월 추가 25bp 인상으로 최종 기준금리는 3.75%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역전 됐다…정부 “자금유출 가능성 적다” 자신


이창용 한은 총재. [출처=한국은행]

미국이 이날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다. 약 2년 5개월 만이다. 통상 금리가 역전되면 수익성과 안정성이 더 높은 달러자산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정부는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자신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의 대외 신인도나 경제 기초여건, 현재 경기 흐름 등을 보면 현재는 유출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과거 해당 구간에서 역전구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간 150bp까지도 역전된 경험이 있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라며 “금융불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이다.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면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한다. 이 경우 가뜩이나 높은 환율이 더 오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5일 환율은 13년 만에 장중 1320원대까지 치솟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오른 1313.2원에 거래됐다. 

이렇게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가격부담이 더 커지면서 기업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93.1%가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지고 평균 영업이익 감소폭이 9.5%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정부도 환율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 부총리는 “외환이 달러 강세로 혼자 움직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누르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라며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수시로 만나 시장에 관해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여부를 묻는 질의에 추 부총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재무장관회의에서 특히 외환시장에 관해 서로 협력하고 필요할 때 유동성 공급장치를 작동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정도를 확인했다"며 "유사시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는 정신을 확고히 했다"고 답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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