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오프더Rec.] 수소연료전지에 집중하는 현대車, 넥쏘 후속모델 미루는 진짜 이유는?
상태바
[정기자의 오프더Rec.] 수소연료전지에 집중하는 현대車, 넥쏘 후속모델 미루는 진짜 이유는?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7.22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엔진 내구성 개선 미비...넥쏘 후속모델 '오리무중'
- 수소연료전지, UAM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
- 주행가능거리 늘리려면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가 필수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지난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2 H2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외부 투자자 등을 참여해 5000억원 규모의 ‘수소펀드’ 조성 및 민관 협력 협약서 체결식이 열렸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수소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에너지원”

국내외 수소 생산·유통·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수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뭉쳤다. 지난 6일 수소 관련 민간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2022 H2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수소펀드 출범을 선포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수소연료전지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강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시대의 도래를 꼽는다. 주행을 위해 필요한 배터리 무게를 감안했을 때 수소연료전지의 무게가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물론 성능이나 안전성도 필수 고려 요소다.

전문가들은 UAM의 핵심 기술을 '수소연료전지'라고 보고 있다. UAM 특성상 더 많은 물자 및 자원을 더 멀리 운송할 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주행가능거리가 최대한 길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녹색경제신문에 "배터리는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에는 적합하지만 UAM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지역간 항공교통(RAM), 그리고 이를 포괄하는 개념의 미래항공 모빌리티(AAM)로 그 거리가 길어지게 된다면 이때부터는 지금의 배터리로는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실제로 배터리 무게를 비교해 보면, 코나는 520kg, 테슬라는 630kg, 타이칸은 700kg이 넘는다. 그런데 수소전기차는 연료통 무게가 150kg밖에 안된다. 이런 부분을 배터리로는 극복할 수가 없을 것.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개발이 시급한 이유"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는 출시된 지 6년이 지났지만 후속 모델은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사진=현대차]

문제는 상용화를 위한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수소연료전지 베이스의 승용차 '넥쏘'를 내놓은지 6년이 지났지만, 후속모델 소식은 아직이다.

승용차를 양산했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시장이 아직 그만큼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전체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현대는 넥쏘와 제네시스, 기아는 모하비 또는 쏘렌토 수소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당초 넥쏘 또는 차기 차종으로 2023년에 출시하려던 수소택시는 2024년 이후로 미뤄진 상황.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아서다.

2030년까지 수소승용차 출시 전망. 2023년 이후의 계획은 현재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E)는 예측치.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전문가들은 넥쏘의 후속 모델이 나오지 않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비용'이다.

넥쏘의 생산 원가는 무려 1억5000만원이지만 소비자는 7220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 이마저도 정부 보조금으로 3450만원을 지원받고 나면 실제로 소비자가 부담할 금액은 세금까지 총 4000만원 수준이다. 팔면 팔 수록 정부와 제작사가 짊어질 부분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돈을 쏟아 붓는 것에 비해 적자 모델이다 보니 후속 모델을 내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둘째, 기술력 확보의 어려움이다.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내구성도 기존 16만km에서 내연기관 수준인 30만km까지 연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지만,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수소차 라인업의 일정이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수소연료 탱크의 용량을 키우면 될 것 같지만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스택은 개발이 상당히 까다롭다. 승용 차량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택이란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서 에너지가 나오는 기술이다.

셋째, 부족한 인프라다.

국내에는 수소 충전소가 고작 135개 뿐이다. 높은 비용을 들여 후속 모델을 출시하더라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면 출시할 의미가 없다는 결과로 귀결된다.

연료전지시스템의 수소상용차 적용형태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김 교수는 유럽과 미국이 수소차를 출시하지 않는 지금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수소차를 못 하는게 아니라 안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아직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템포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상용차 시장을 먼저 키우면서 기술력을 높이고, 그러면서 승용 시장을 키우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