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주요 석유화학(석화) 업체 50곳의 시총이 20조 원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50개 석화 업체 중 43곳이나 올초 대비 이달 20일 기준 주가와 시총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쓰-오일은 30% 넘게 주가가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가 ‘국내 석유화학 관련 업체 50곳의 올해 1월 3일 대비 6월 20일 주가 및 시가총액 순위 변동 현황 조사’ 에서 파악된 결과다. 조사는 올 1월 3일과 이달 20일 보통주 종가(終價)와 시가총액 순위 등을 조사했다.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포함)는 전체 상장사 중 해당 자동차 업체 순위로 파악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1월 3일 대비 이달 20일 기준 석화 업체 50곳 중 7곳이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종목은 에쓰-오일이었다. 에쓰-오일은 올초 8만 5900원에서 출발했는데 이달 20일에는 11만 3000원으로 31.5%나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장주 주식종목들이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에쓰-오일은 거꾸로 30% 이상 상승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OCI 또한 10만 3500원에서 12만 5000원으로 최근 6개월여 새 20.8%나 주가가 점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드도 10만 원에서 11만 500원으로 10.5%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5% 이상 주가가 오른 곳에는 이수화학(6%)과 한화솔루션(5.6%)이 포함됐다. 이수화학은 1만 4250원에서 1만 5100원으로 뛰었고, 한화솔루션은 3만 5550원에서 3만 7550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미창석유공업은 4.2%, 남해화학도 1.4% 수준으로 연초 대비 이달 20일 기준 주가가 상승한 그룹군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50곳 중 8곳은 최근 6개월여 새 주가가 30% 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주가가 40% 넘게 쪼그라든 곳은 2곳이나 됐다. LG생활건강은 올 연초만 하더라도 110만 4000원으로 100만 원을 넘었다. 그러던 것이 이달 20일에는 62만 원으로 43.8%나 주가가 크게 무너졌다. 노루페인트 역시 연초 1만 4900원에서 이달 20일에는 8450원으로 43.3%나 주가가 힘없이 내려앉았다.

30%대로 주가가 하락한 곳은 6곳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 36.3%↓(14만 8500원→9만 4600원), PI첨단소재 34.8%↓(5만 4800원→3만 5750원), HDC현대EP 34.5%↓(5880원→3850원), 코스맥스 33.6%↓(8만 7300원→5만 8000원), 효성화학 32.5%↓(31만 2000원→21만 500원), 켐트로닉스 30.7%↓(2만 8950원→2만 50원) 순으로 주가가 30% 넘게 낮아졌다.

50곳 중 11곳은 20%대로 주가가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효성티앤씨(-29.9%), 서흥(-28.6%), 효성첨단소재(-27.1%), 삼화페인트공업(-25.8%), 동진쎄미켐(-25.6%), 휴비스(-25.5%), 티케이케미칼(-24.8%), 한솔케미칼(-24.4%), 대한유화(-22.2%), 코오롱인더스트리(-21.5%), 애경산업(-20.4%), 코오롱인더스트리(-21.5%), 애경산업(-20.4%) 등이 이들 그룹에 속했다.

◆석화 업체 중 시총 순위 100계단 전진한 종목은 5곳…미창석유공업, 235계단 상승

주가 증감에 따라 석화 업체들의 최근 6개월 새 시가총액 순위도 다소 변동폭이 컸다. 이달 20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는 LG화학(40조 3788억 원, 전체 상장사 중 시총 순위 6위)가 가장 높았다. 이어 SK이노베이션(20조 3886억 원, 17위), 에쓰-오일도 12조 7218억 원으로 시가총액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외 시총 1조 클럽에는 19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LG생활건강(9조 6832억 원, 39위), 아모레퍼시픽(8조 1597억 원,48위), 한화솔루션(7조 1825억 원, 52위), 롯데케미칼(6조 7351억 원, 54위), SKC(6조 2293억 원, 56위), 금호석유화학(4조 4383억 원, 73위), OCI(2조 9811억 원, 106위), KCC(2조 6215억 원, 117위), 한솔케미칼(2조 5504억 원, 122위), 한화(2조 13억 원, 145위), 솔브레인(1조 9026억 원, 151위), 롯데정밀화학(1조 8756억 원, 152위), 효성첨단소재(1조 8748억 원, 153위), 동진쎄미켐(1조 7866억 원, 161위), SK케미칼(1조 6669억 원, 166위), 효성티앤씨(1조 5904억 원, 175위), 코오롱인더스트리(1조 5438억 원, 178위), PI첨단소재(1조 498억 원, 226위), 미원에스씨(1조 225억 원, 233위) 순으로 시총금액이 1조 원을 넘었다.

올초 대비 이달 17일 기준 시총 순위가 100계단 이상 후퇴한 곳은 2곳으로 조사됐다. 노루표페인트는 올초 시총 순위 782위에서 이달 20일에는 1034위로 252계단 후퇴했다. HDC현대EP도 1145위에서 1298위로 153계단 뒤로 밀렸다.

이와 달리 5곳은 시총 순위가 100계단 전진했다. △미창석유 235계단↑(1월3일 순위 1393위→6월 20일 1158위) △극동유화 164계단↑(1415위→1251위) △이수화학 141계단↑(609위→468위) △한국알콜 118계단↑(900위→782위) △KPX케미칼 103계단↓(893위→790위) 순으로 최근 5개월 새 시총 순위가 100계단이나 앞섰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50개 석화 업체의 올초 전체 시가총액 금액은 174조 1646억 원이었는데, 이달 20일에는 153조 5614억 원으로 최근 6개월 새 20조 6032억 원이나 시총이 증발했다. 비율로는 11.8%나 감소한 수치다.

조(兆) 단위로 시총이 감소한 곳도 4곳 나왔다. LG생활건강은 올초만 하더라도 17조 2424억 원이었는데, 이달 20일에는 10조 원 미만으로 7조 5592억 원 넘게 시총이 줄었다. LG화학도 같은 기간 43조 6260억 원에서 40조 3788억 원으로 3조 2472억 원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2조 9314억 원에서 20조 3886억 원으로 2조 5428억 원이나 시총이 증발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9조 8267억 원에서 8조 1597억 원으로 1조 6670억 원이나 시총이 쪼그라졌다.

반대로 에쓰-오일은 9조 6708억 원에서 12조 7218억 원으로 최근 6개월 새 3조 509억 원이나 시총이 증가했다.